많이 놀라고 걱정되실 거예요. 글에서 아버님 챙기는 마음이 그대로 느껴집니다. 직장암이라는 말 자체가 무겁게 들리시겠지만, 조직검사에서 소견이 나온 지금 단계는 "진단을 확인하고 어디까지 퍼졌는지 본다"는 시작점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앞으로 어떤 검사들을 받게 되는지 미리 알아두시면 아버님께 설명드리기도 한결 수월하실 거예요.
조직검사로 암세포가 확인됐으니, 다음은 병기(얼마나 진행됐는지)를 정하는 검사들입니다. 직장암은 대장암 중에서도 위치 때문에 검사가 조금 더 세분화돼요. 먼저 직장 자체를 보는 직장 MRI(자기공명영상)를 찍습니다. 암이 직장 벽을 얼마나 파고들었는지, 주변 림프절로 갔는지를 보는 핵심 검사인데, 누워서 찍기만 하면 되고 아프지 않습니다. 시간이 좀 걸리고 기계 소리가 큰 정도예요. 여기에 가슴과 배, 골반을 보는 CT(컴퓨터단층촬영)를 더해서 간이나 폐처럼 멀리 전이된 곳이 없는지 확인합니다. 조영제를 쓰는 경우가 많아 혈관에 주사를 놓는 정도의 불편함은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 PET-CT(양전자단층촬영)를 추가하기도 하고, 항문에서 가까운 직장은 직장 초음파를 보기도 합니다. 피검사로 종양표지자(CEA라는 수치)도 같이 봅니다. 이미 대장내시경과 조직검사는 하셨으니 가장 힘든 관문 하나는 지나오신 거고, 남은 검사들은 대부분 누워서 찍는 영상검사라 통증이나 큰 부담은 적은 편입니다. 검사 자체로 많이 힘들어하실 일은 별로 없으실 거예요.
다만 70을 앞두신 데다 뇌경색 병력에 고지혈증, 녹내장까지 있으시니, 이 부분은 오히려 치료 단계에서 더 중요해집니다. 뇌경색이 있으셨다면 항혈소판제나 항응고제(피 묽게 하는 약)를 드시고 있을 가능성이 있는데, 이건 조직검사나 수술 전에 잠시 끊거나 조절해야 하는 약이라 의료진이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보호자로서 아버님이 드시는 약 목록을 정리해서 병원에 정확히 전달하시는 게 큰 도움이 됩니다. 녹내장 안약까지 포함해서요.
치료는 병기에 따라 갈립니다. 직장암은 위치상 수술 전에 항암과 방사선치료를 먼저 해서 암을 줄여놓고 수술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건 검사 결과가 다 나와야 정해집니다. 지금 미리 최악을 그리실 필요는 없어요. 초기에 발견된 직장암은 치료 성적이 상당히 좋은 편이고, 건강검진 재검에서 잡혔다는 건 증상이 심해지기 전에 발견됐을 가능성을 뜻하기도 합니다.
현실적인 부분을 짚자면, 아버님이 혼자 계시고 따님은 멀리 사신다고 하셨는데, 직장암 치료는 검사부터 수술, 그 뒤 항암까지 여러 달에 걸쳐 병원을 자주 오가야 합니다. 처음 큰 병원 갈 때, 진단받고 치료 방향 정하는 면담만큼은 가능하면 동행하시는 걸 권해요. 의사 설명을 보호자가 같이 들어야 나중에 결정할 때 덜 막막하거든요. 매번은 어렵더라도 그 첫 면담은 중요합니다. 형제분이나 가까운 친척이 계시면 역할을 나눠두시는 것도 방법이고요.
대장암을 전문으로 보는 대학병원 대장항문외과나 종양내과로 가시면 됩니다. 지금 가지고 계신 조직검사 슬라이드와 결과지, 대장내시경 기록, 그리고 복용 중인 약 목록을 챙겨서 가시면 검사가 중복 없이 빠르게 진행됩니다. 아버님 연세에 비해 건강하셨다는 그 체력이 앞으로 치료받으실 때 분명히 보탬이 될 겁니다. 너무 혼자 무게를 다 지려 하지 마시고, 궁금한 건 그때그때 의료진에게 물어가며 하나씩 밟아가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