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문

트로트는 언제 어떻게 생겨난 장르인가요?

최근 트로트 열풍으로 관심이 생겼는데, 트로트가 어디서 유래했는지 궁금해요. 일본 엔카의 영향을 받았다는 말과 우리 고유의 정서가 담겼다는 말이 있습니다. 트로트의 역사적 기원, 특유의 꺾는 창법은 어디서 왔는지, 시대별로 어떻게 변해왔는지 알고 싶어요

1개의 답변이 있어요!

  • 안녕하세요. 양재영 전문가입니다.

    1. 트로트의 명칭과 역사적 기원

      어원(Foxtrot): '트로트(Trot)'라는 이름은 1910~1920년대 미국과 유럽에서 유행했던 댄스곡인 '폭스트롯(Foxtrot)'의 빠른 2박자 리듬에서 유래했습니다.

      형성기 (1920~1930년대): 일제강점기 시절, 서양의 폭스트롯 리듬과 일본의 근대 대중음악 형태인 '엔카(혹은 요나누키 음계 기반 음악)'가 유입되었습니다. 이 음악 형태가 한국에 들어와 우리 겨레의 한(恨)과 슬픔을 담아내기 시작한 것이 트로트의 출발점입니다. (대표곡: 이난영의 〈목포의 눈물〉, 윤심덕의 〈사사의 찬미〉 등)

    2. 일본 엔카와의 관계

      영향과 차이점: 초기 트로트는 일본 근대 가요의 음계(단조 중심의 5음계) 및 음반 제작 시스템의 영향을 받은 것이 사실입니다.

      한국 고유의 재해석: 그러나 트로트는 일본 엔카와 분명히 다릅니다. 엔카가 주로 절제되고 차분한 감정을 전달한다면, 한국의 트로트는 판소리나 전통 민요 특유의 '한(恨)'과 '흥(興)'을 담아 훨씬 감정 표현이 풍부하고 다채롭습니다.

    3. 특유의 '꺾기' 창법은 어디서 왔을까?

      전통 시김새와 판소리의 유산: 트로트 특유의 '꺾기(시김새)'는 한국 전통 음악인 판소리, 잡가, 서도소리, 남도민요의 목쓰임에서 유래했습니다.

      장르적 결합: 서양식 리듬과 5음계 멜로디 위에 한국 가객들이 지닌 전통 소리의 기교(꺾기, 떨목, 요성)가 자연스럽게 결합하면서 트로트만의 독창적인 가창 스타일이 확립되었습니다.

    4. 시대별 트로트의 변천사

      1950~1960년대 (전쟁 후의 위로와 전통 트로트의 확립)

        한국전쟁 이후 민중의 삶과 이별, 애환을 달래주는 곡들이 주를 이뤘습니다. 전통적인 2박자 4박자 중심의 서정적 트로트가 대세를 형성했습니다.

        (대표: 이미자 〈동백 아가씨〉, 현인 〈신라의 밤〉)

      1970~1980년대 (장르의 다변화와 록/디스코 결합)

        청년 문화와 서양 팝 음악이 유입되면서 록, 스윙, 디스코 리듬을 접목한 '록 트로트'와 '댄스 트로트'가 등장했습니다.

        (대표: 조용필 〈돌아와요 부산항에〉, 남진, 나훈아, 심수봉, 주현미)

      1990~2000년대 (아이돌 음악의 부상과 세미 트로트)

       댄스 음악과 발라드가 대중음악의 중심이 되면서 트로트가 침체기를 겪었으나, 2000년대 장윤정의 〈어머나〉, 박현빈의 〈곤드레 만드레〉 등을 필두로 젊은 층도 즐길 수 있는 '세미 트로트'가 큰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2020년대~현재 (방송 오디션과 트로트 부흥기)

        TV 오디션 프로그램(미스트롯, 미스터트롯 등)을 거치며 젊은가수들과 전통 트로트 실력파들이 대거 발굴되었고, 전 세대를 아우르는 국민 장르로 재도약했습니다.

    요약하자면, 트로트는 서양의 폭스트롯 리듬과 근대 외래 음악의 영향을 받으며 시작되었지만, 한국 전통 소리의 '꺾기' 창법과 겨레 고유의 정서(한과 흥)가 결합되어 독자적으로 발전한 한국만의 대중음악 장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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