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수리가 커다란 뼈를 들고 날아가는 모습을 보셨다면, 아마 십중팔구 수염수리였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수염수리는 통째로 삼킨 뼈를 완벽하게 소화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수염수리의 식단에서 뼈가 차지하는 비율은 무려 85~90%에 달하며, 지구상에서 뼈를 주식으로 삼는 유일한 척추동물입니다.
독수리의 독특한 소화기관과 생태적 특성 덕분입니다.
<강산성 위액>
수염수리의 위는 생물학적으로 강렬한 화학 공장과 같습니다.
pH 1 미만의 강력한 위산: 수염수리 위액의 산도(pH)는 1 미만(약 0.7~0.8)으로, 사람의 위산(pH 1.5~2.0)보다 훨씬 강력하며 배터리 산(황산)에 맞먹는 수준입니다.
칼슘 칼슘 칼슘 분해: 이 강력한 위산 덕분에 딱딱한 뼈의 주성분인 칼슘 포스페이트와 단백질 구조가 단 몇 시간 만에 완벽히 녹아 흡수됩니다.
병원균 사멸: 썩은 고기나 오래된 뼈에 번식하는 탄저균, 부패균 같은 치명적인 바이러스와 세균도 이 강산성 위에서 모두 사멸합니다.
<신축성 있는 식도와 위 구조>
뼈를 통째로 삼키려면 목구멍과 위가 견뎌내야 합니다.
늘어나는 식도: 수염수리는 길이 20~25cm, 두께 3~4cm에 달하는 커다란 통뼈(양이나 염소의 소퇴골 등)도 목구멍으로 넘길 수 있을 만큼 식도 근육이 잘 늘어납니다.
두껍고 튼튼한 위 벽: 날카롭고 조각난 뼈가 위 내부를 찌르지 않도록 위 벽 점막층이 매우 두껍고 튼튼하게 발달해 있습니다.
<통째로 안 들어갈 때의 기발한 행동: "뼈 떨어뜨리기">
수염수리라도 자신의 식도보다 큰 통뼈는 삼킬 수 없습니다. 이럴 때 수염수리는 독특한 지능적 행동을 합니다.
커다란 뼈를 발로 움켜쥐고 100~150m 상공으로 날아오릅니다.
바위산이나 바위 지대를 표적으로 삼아 뼈를 떨어뜨립니다.
바위에 부딪혀 뼈가 삼키기 좋은 크기로 산산조각 나면, 내려와 조각난 뼈와 그 안의 골수를 맛있게 먹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