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때문에 무섭게 들리지만, 엘니뇨와 라니냐는 사실 지구 온난화가 만든 현상이 아니라 수백 년 전부터 반복돼 온 바다의 자연스러운 흔들림이에요. 둘은 따로 있는 게 아니라 한 시소의 양쪽 끝이라고 보시면 이해가 쉽습니다.
적도 태평양에는 평소 동쪽에서 서쪽으로 무역풍이 불어서, 따뜻한 바닷물이 인도네시아 쪽 서태평양에 쌓이고 남미 페루 앞바다에는 차가운 물이 올라옵니다. 그런데 이 바람이 약해지면 따뜻한 물이 동쪽으로 퍼지면서 페루 앞바다가 평소보다 따뜻해지는데, 이게 엘니뇨예요. 반대로 바람이 더 세지면 동쪽 바다가 평소보다 더 차가워지는데, 이게 라니냐입니다.
이름은 스페인어로 엘니뇨가 남자아이, 라니냐가 여자아이라는 뜻이에요. 페루 어부들이 크리스마스 무렵 바다가 따뜻해지는 현상을 아기 예수에 빗대 부른 데서 시작됐습니다. 보통 이 년에서 칠 년 간격으로 번갈아 나타나요.
이게 중요한 이유는 태평양 한가운데 바다 온도가 바뀌면 그 위의 대기 흐름까지 같이 바뀌어서, 멀리 떨어진 나라의 가뭄이나 홍수, 폭염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다만 우리나라는 적도에서 멀어서 영향이 해마다 다르게 나타나고, 엘니뇨니까 무조건 덥다는 식으로 딱 잘라 말하긴 어려워요.
온난화와의 관계는 이렇게 보시면 됩니다. 온난화는 바닥 수온 자체를 서서히 끌어올리는 흐름이고, 엘니뇨와 라니냐는 그 위에서 오르내리는 파도예요. 그래서 온난화된 바탕 위에 엘니뇨가 겹치는 해에는 기록적인 더위가 나오기 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