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질문의 핵심은 냉장실과 냉동실을 정반대로 채워야 한다는 데 있습니다. 하나만 기억하시면 나머지는 다 따라옵니다. 냉장실은 육십에서 칠십 퍼센트만 채우고, 냉동실은 오히려 꽉 채우는 쪽이 낫습니다.
냉장실이 그런 이유는 찬 바람이 돌아다녀야 식기 때문입니다. 냉기는 뒷벽에 난 구멍에서 나와 안을 한 바퀴 돌고 다시 빨려 들어가는데, 음식으로 꽉 채우면 그 길이 막혀서 앞쪽만 차고 안쪽은 미지근해집니다. 그러면 온도를 맞추려고 더 오래 돌아 전기도 더 먹습니다.
냉동실은 사정이 다릅니다. 이미 얼어 있는 것들이 서로 냉기를 붙잡아 주는 역할을 하거든요. 반대로 텅 비어 있으면 문을 열 때마다 찬 공기가 쏟아져 나가고 더운 공기가 그 자리를 채웁니다. 문 한 번 여닫은 뒤 온도를 되돌리는 데 생각보다 오래 걸립니다.
그래서 적재율보다 더 중요한 게 하나 있는데, 냉기 나오는 구멍 앞을 막지 않는 겁니다. 뒷벽이나 옆벽에 작은 구멍이 보이실 텐데 그 앞에 큰 반찬통을 딱 붙여 두면 아무리 여유 있게 채워도 소용이 없습니다.
위치도 온도 차이로 정하시면 쉽습니다. 문 쪽은 여닫을 때마다 온도가 오르내리는 자리라 가장 불안정합니다. 그래서 우유나 달걀처럼 온도에 민감한 건 문보다 안쪽 선반이 낫습니다. 생고기나 생선은 제일 아래 칸에 두시는 게 좋은데, 국물이 흘러도 아래 음식이 없어 오염될 일이 없기 때문입니다.
뜨거운 음식을 식히지 않고 바로 넣는 것도 피하시는 게 좋습니다. 그 한 그릇 때문에 주변 온도가 올라가 옆에 있던 음식까지 위험해지고, 냉장고는 그걸 다시 내리느라 한참을 더 돌아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사실 제일 크게 작용하는 건 문을 여는 횟수와 시간입니다. 뭘 꺼낼지 정하고 열면 십초면 끝날 일을 문을 열어 둔 채 고르느라 훨씬 길어지거든요. 안이 한눈에 보이게 정리해 두는 게 결국 정리법이자 절전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