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말 생각이 있는걸까?
트럼프의 관세 정책, 그리고 미국 경제의 역주행
2024년, 미국 경제는 겉으로 보기엔 꽤 괜찮아 보였다. GDP는 꾸준히 성장했고, 인플레이션은 낮았고, 실업률도 안정적이었다. 주식시장은 사상 최고치를 찍고 있었다.
그런데 미국 유권자들은 "경제가 망했다"며 바이든을 밀어내고, 다시 트럼프를 선택했다. 트럼프는 미국인들의 생활비를 낮추고, 제조업을 부활시키고, 미국 내 투자를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그리고 지금?

출처:Atlanta Fed
트럼프 취임 직후, 애틀랜타 연준은 미국 경제가 1분기에 -2.8% 역성장할 거라고 전망했다. 전망이 갑자기 꺾인 이유는 딱 하나. 트럼프의 관세가 진짜로 시행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물론 이는 한가지 전망에 불과하다. 실제로 연준의 베이지북 설문에 따르면, GDP 성장률은 정체하겠지만 역성장하진 않을것이라고 제안한다. 하지만 미국 경제가 예전보다 둔화되고 있는것은 사실이며, 관세가 이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다른 이유가 있을까? 블룸버그는 엘론 머스크의 공무원 감축, 이민 억제, 정책 불확실성으로 인한 투자 위축 등을 언급했지만, 머스크의 이념적 숙청이 국가 시스템을 훼손할 가능성이 있다 하더라도, 실제 줄어든 정부 지출은 거의 없다. 오히려 트럼프 취임 이후 정부 지출은 소폭 늘었다. 그리고 애틀랜타 연준의 예측에서 민간부문 GDP는 전체 GDP보다 훨씬 더 크게 하락했다. 정부 지출이 경제를 떠받치고 있고, 고통받는 건 기업들이다.
이민 억제도 단기적으로 큰 영향은 없다. 이민이 줄면 GDP에 미세한 마이너스 영향을 주지만, 그 효과가 나타나려면 시간이 걸린다. 남부 국경을 넘은 망명 신청자들이 당장 미국 경제의 핵심 인력이었던 것도 아니다.
진짜 문제는 '정책 불확실성'이다. 지금의 불확실성은 팬데믹 초기 이후 최고 수준이며, 2008년 금융위기보다도 높다.

출처:EPU
경제학자 알렉스 타바록은 지금의 상황을 이렇게 설명한다: 지금은 특정 정책이 아니라, 아예 미국이라는 국가의 정책 체계(regime) 전체가 불투명한 상태라는 것. 이런 급진적인 불확실성은 기업 입장에서 훨씬 더 뼈아프다. 6개월 후 미국의 경제 정책 방향조차 모르는데, 누가 장기 투자 계획을 세우겠는가?
정책 불확실성은 DOGE 때문일 수도 있고, 트럼프의 우크라이나 관련 배신이 방산 수출을 흔들었기 때문일 수도 있다. 하지만 실제로 투자 계획을 보류 중인 기업들이 외치는 건 전부 같다. "관세 때문이다."

현재 트럼프의 일률적인 관세 부과에 가장 크게 반발하는 쪽은 미국 제조업체들이다. 수입 부품에 붙는 관세는 미국내 제조품에 대한 수요 증가보다 훨씬 더 큰 원가 상승 효과를 일으킨다. 그래서 오히려 미국 제조업을 더 힘들게 만든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이 딱 그렇다.
미국의 공장 가동률은 지난달 거의 정체 상태에 가까웠다. 주문과 고용은 줄었고, 자재 가격은 2022년 6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공급관리협회(ISM)의 제조업 지수는 2월 기준 0.6포인트 하락해 50.3을 기록했고, 가격 지수는 7.5포인트 상승해 62.4까지 치솟았다.
요점은 단 하나다: 원가 상승

출처:Bloomberg
그리고 관세는 GOP(공화당) 지지 기반인 소규모 사업자들에게 더 치명적이다. 이들은 수입 자재 의존도가 높고, 실제로 전국 언론에는 이들의 비명 섞인 인터뷰가 쏟아지고 있다.

출처:Bloomberg
관세가 민간 기업을 해친다는 건 주식시장만 봐도 알 수 있다. S&P 500은 한 달간 6% 하락했고, 나스닥은 8% 빠졌다.

미국 주식은 유럽보다 훨씬 부진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트럼프가 관세 시행을 확정짓는 순간, 실시간으로 시장이 붕괴되는 영상까지 돌고 있다. 트럼프는 이 모든 걸 "세계화주의자 탓"이라고 했다.

기업 투자만이 아니다. 민간 소비, 주거 투자, 수출 — 경제 활동 전반이 관세에 타격을 받고 있다. 소비는 정체 혹은 감소 중이다. 관세 때문에 물가가 오르기 때문이다. 휘발유, 식료품, 전기세, 가전제품 등이 대표적이다.

출처:Atlanta Fed
주거 투자도 수입 자재 때문에 정체 중이고, 수출도 감소 중이다. 달러 경쟁력은 약해지고, 보복관세는 예고돼 있다. 트럼프가 관세를 매기는 국가는 미국의 주요 수출국이기도 하다.

출처:OEC
경기 침체는 국가 부채 상환에 도움?
관세가 주식시장을 망치기 시작하자, 트럼프 지지자들은 말도 안 되는 궤변을 퍼뜨리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게 이거다: "경기 침체는 금리를 낮춰서 국가 부채 갚는데 도움이 된다."

물론 말도 안 되는 개소리다. 침체는 GDP를 줄이고 세수도 줄이지만, 부채는 줄지 않는다. 오히려 더 갚기 힘들어진다. 이게 수요 충격으로 인한 침체라면 금리가 내려갈 수도 있겠지만, 관세로 인한 침체는 공급 충격이다. 1970년대 오일쇼크 같은 시나리오다. 결과는 스태그플레이션이고, 금리는 더 올라간다. 미국 내 투자는? 정책 불확실성과 소비 감소, 원가 상승 때문에 줄어든다.
이건 아주 기본적인 경제학이다. 관세는 세금이고, 사중손실을 만든다. 환율 경쟁력도 떨어뜨린다. 전략 품목에 한정된 관세는 감당할 수 있지만, 지금처럼 광범위한 관세는 현대 경제를 그대로 때려 부순다. 경제학자들이 경고했던 그대로다.
어떤 트럼프 측근들은 트럼프 이전의 경제 데이터가 다 가짜였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트럼프 행정부는 경제 통계를 생산하는 연방 기관을 흔들 수도 있다. 안 좋은 데이터를 숨기기 위해서다. 하지만 이런 시도는 반드시 역풍을 맞는다. 사업이 망하는 건 통계를 안 봐도 안다. 마트 물가, 주유소 가격은 사람들이 직접 느낀다. 해고당하는 것도, 주식계좌가 빠지는 것도 피부로 느낀다. 통계를 조작하면, 정작 문제가 생겼을 때 어떤 문제가 있는지 알 수 없게 만든다.
즉흥적으로 짜낸 핑계들이 전부 통하지 않자, 트럼프 지지자들은 이제 국민들에게 이렇게 말하고 있다: "조금 아파도 참아야 한다"고. 어떤 공화당 의원은 이렇게 말했다. "관세 때문에 물가 오를 수 있다. 하지만 주민들은 기꺼이 감내할 준비가 돼 있다. 미국을 다시 일으키려면 그 정도는 해야 한다."
누군가는 미국인이 티셔츠, 신발 만드는 일자리를 얻게 될 거라고 말하고, 누군가는 주가 하락이 오히려 젊은 세대의 진입 기회라고 말한다. 하지만 주식을 이미 많이 보유중인 미국 비즈니스계 트럼프 지지자들에게 이런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 그 어떤 미국인도 티셔츠 만드는 공장에서 일하고 싶어하진 않는다.
가장 기괴했던 순간 중 하나는 이거였다. 트럼프의 농업장관이 계란값 급등을 두고 이렇게 말했다. "집에서 닭을 키우면 된다."

Make America Great Again에서, 이제는 Make Your Backyard a Farm으로 바뀌었다. 마오쩌둥이 다시 살아나 미국을 접수한 걸까?
사실, 그와 크게 다르지 않은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트럼프가 미국을 무너뜨리려고 외국에 돈을 받고 있는 건 아닐거다. 훨씬 가능성 높은 건, 이게 그의 '이념적 프로젝트'라는 점이다. 1960년대 마오쩌둥이 중국 경제를 부쉈던 것처럼, 트럼프는 자신의 이념을 위해 미국 경제를 부수는 중이다.
그렇다면 그 이념은 무엇인가? DOGE는 반 woke 프로젝트였지만, 트럼프는 다르다. DEI를 없애려는 것도, 트랜스젠더 운동선수를 몰아내려는 것도 아니다. 그의 이념은 훨씬 근본적이다. 경제적 자립.
많은 이념적 정권들이 자급자족을 강조해왔다. 북한의 주체사상, 스탈린의 철의 장막, 아르헨티나의 페로니즘, 프랑코의 자립경제, 중국 명나라와 일본 도쿠가와 막부의 쇄국정책, 시진핑의 자립경제 노선까지. 트럼프도 다르지 않다.
그는 기본적으로 의심의 시선으로 외국을 바라보고, 미국이 다른 나라에 의존하지 않기를 바란다. 미국인의 번영보다, 제조업 강국이라는 타이틀보다, 노동자의 삶보다, 그 목표가 더 중요하다. 그에겐 이건 이념적 목표이고, 그 가치는 달러, 일자리, 생산량으로는 측정되지 않는다.
이건 미국판 주체사상이다. 철의 장막이다. 미국은 소련과의 냉전에서 이겼지만, 지금은 졌던 나라의 전략을 따라 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미국인들은 레이건 대통령의 귀환, 규제 완화와 인플레이션 해소를 기대하며 트럼프를 뽑았다. 하지만 돌아온 건, 세계에 덜 의존하게 만들겠다고 국민을 가난하게 만드는 마오쩌둥 짝퉁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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