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집어삼키는 AI, 그리고 그 중심에 선 구글
"Software is eating the world"
2011년 8월, 미국의 명성 있는 벤처캐피털(VC) Andreessen Horowitz (a16z)의 공동 창업자이자 제너럴 파트너인 마크 안드리슨(Marc Andreessen)은 "소프트웨어가 세상을 집어삼키고 있다"라는 전설적인 에세이를 공개하며 실리콘 밸리의 기술 기업들이 앞으로 세상에 미칠 거대한 영향력이 과소 평가 되었음을 주장했다. 그는 소프트웨어는 당시 마트의 유통 시스템부터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플랫폼(넷플릭스)까지 우리의 일상생활에 필수적일 정도로 깊게 침투해있으며, 앞으로 소프트웨어를 잘하는 기업들과 그렇지 못한 기업들의 차이는 기하급수적으로 벌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리고 지난 몇주간 자신의 퇴직연금 계정 401(k)이 오르내리는걸 보았던 사람들은 의심할 수 있겠지만, 이건 특히 미국 경제에 매우 긍정적인 이야기다. Google, Amazon, eBay 등 세계 최대의 기술 기업들이 미국 기업들인건 결코 우연이 아니다. 우리의 위대한 리서치 중심 대학들, 리스크 테이킹에 관대한 비즈니스 문화, 항상 혁신에 목말라있는 막대한 자본력, 그리고 신뢰할 수 있는 민법 시스템은 전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고 따라할 수 없다.
15년이 지난 오늘, 전세계 시가총액 상위 10개 기업중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를 제외한 나머지 9개 기업이 모두 미국 기업이며 그 중 버크셔 해서웨이(Berkshire Hathaway)를 제외한 나머지 8개 기업(Microsoft, Nvidia, Apple, Amazon, Alphabet, Meta, Broadcom, 그리고 Tesla)이 소프트웨어 혹은 기술 관련 기업이다. 소프트웨어가 세상을 집어삼키고 있다는 Marc Andreessen의 주장은 결코 과언이 아니었으며 오늘날 전세계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기업들은 모두 소프트웨어 기업이라 할 수 있다. 위 리스트에서 Nvidia는 반도체를 설계하는, 즉 하드웨어 기업 아니냐고 할 수 있지만 소프트웨어에 매우 큰 강점을 가진 반도체 설계 기업이라 할 수 있다. 지난 15년간 소프트웨어가 주도한 미국 경제는 유럽과 아시아보다 훨씬 더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해내며 사회와 산업의 굵직한 패러다임 변화를 주도해왔다.
소프트웨어가 주도한 지난 15년은 어느새 변곡점에 이르러 패러다임은 AI (Artificial Intelligence)로 넘어가는 중이며, 여기서도 미국의 OpenAI, Anthropic, Google (Alphabet), Meta 등 스타트업과 빅테크 기업들이 설비투자에 연간 수십조원을 투자하며 모델과 서비스 영역에서 패러다임 변화를 주도중이다. 그중에서도 구글의 무서운 속도로 개선되는 기술력과 서비스 통합력이 눈에 띈다. 2023년 3월 Gemini의 이전 이름인 'Bard'를 처음 발표할 때만 해도 "구글이 AI 모델 경쟁에서 완전히 승기를 잃었다"는 평이 지배적이었다. 구글이 야심차게 출시했다 사용자 반응 때문에 없애버린 서비스를 나열해둔 'Killed by Google' 웹사이트가 있을 정도로 구글은 주요 빅테크 기업중 인프라와 기술력은 최상 수준이지만 제품에 그걸 녹여내는 능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많이 받았다. 업계에 정통한 어떤 사람은 "구글 검색이 돈을 너무 많이 벌어와서 그렇다"는 우스갯소리를 할 정도다.
구글은 Bard 출시후 온갖 조롱을 당하면서 자사 모델 Gemini의 성능 개선에 집중했다. 오래전에 회사를 떠났던 Sergey Brin (공동 창업자)은 이제 매일 같이 오피스에 출근하며 Gemini 모델의 성능 개선에 매진할 정도로 구글은 AI가 업계를 뒤흔드는 위기 요소이자 기회로 보며 전사적으로 달려들고 있다. 지난 2년간의 노력에 대한 결실이 며칠전 구글 I/O 2025에서 공개되었는데, 기술 전문 매체인 The Verge의 요약본만 32분에 달할정도로 알찬 내용들로 가득했다.
The Verge
I/O 2025 요약
진화하는 Gemini
가장 주목할 부분은 AI 모델 Gemini의 근본적인 성능 향상이다. 자체적으로 설계한 7세대 TPU 'Ironwood'를 통해 연산 효율성을 극대화했고, Gemini Flash 2.5 업데이트로 추론 및 코딩, 긴 컨텍스트 처리 능력을 개선했다. 또한, 이미지 생성 모델 'Imagine 4', 텍스트-음성 변환 모델, 보안 강화 모델 등 다양한 특화 모델을 선보이며 AI의 적용 범위를 넓혔다. AI의 작동 방식을 이해하고 제어하기 위한 'Thought Summaries', 'Thinking Budgets' 같은 도구의 도입은 기술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높이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이는 AI 기술의 핵심 경쟁력을 강화하고, 보다 안정적인 AI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기반을 다지는 중요한 행보다.
Google 생태계 전반에 스며든 Gemini
Google은 Gemini의 발전된 능력을 자사의 광범위한 서비스에 적극적으로 통합하고 있다. AI 기반 영상 통신 'Google Beam', Meet의 실시간 음성 번역 기능, Project Astra를 계승한 'Gemini Live'는 사용자의 소통 방식을 변화시킬 잠재력을 보여준다. 또한, Gemini 앱의 'Agent Mode', Gmail의 'Personalized Smart Replies', 코드 어시스턴트 'Jules' 등은 생산성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AI 검색 모드와 Deep Search, Search Live 기능은 정보 탐색의 패러다임을 바꿀 가능성이 크다.
가상 의류 착용, AI 쇼핑 에이전트, Gemini의 Chrome 브라우저 통합 등은 AI가 일상생활과 소비 패턴에 미칠 영향을 엿보게 한다. 동영상 생성 모델 'VO3', 음악 생성 모델 'LIA 2', AI 콘텐츠 감지 기술 'Synth ID' 등은 콘텐츠 제작 및 유통 환경에도 큰 변화를 예고한다. 이는 AI를 특정 기능이 아닌, 플랫폼 전반의 '기반 기술'로 활용하려는 Google의 전략을 명확히 보여준다.
새로운 비즈니스와 플랫폼
Google은 AI Pro 및 Ultra 구독 플랜을 발표하며, 고도화된 AI 기능에 대한 수익 모델을 제시했다. 이는 AI 기술의 가치를 어떻게 비즈니스로 연결할 것인지에 대한 방향성을 보여준다. 동시에 삼성전자와의 협력을 통한 Android XR 개발과 관련 기기 공개는, 스마트폰 이후의 차세대 플랫폼으로 주목받는 확장 현실 시장에 대한 Google의 재도전을 의미한다.
과학 연구의 지평을 넓히는 AI
Google은 AI 기술을 활용하여 수학, 생물학, 의학 등 기초 과학 및 응용 과학 분야의 난제 해결에도 나서고 있다. Alpha Proof, Co-scientist, AlphaFold 3, Isomorphic Labs 등의 프로젝트는 AI가 인류의 지식 경계를 확장하고 과학적 발견을 가속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글로 아무리 잘 전달해도 직접 볼때의 충격과 신선함에 미치지 못하니, 영상을 시청하시는걸 추천한다.
AI is eating the world – and keeping it too
이 표현은 필자가 직접 작성한 문장으로, AI가 지금 얼마나 빠르고 강력하게 전 산업을 지배해 나가고 있는지를 한 문장으로 압축한 표현이다.
영어권에서는 “You can't have your cake and eat it too”라는 표현이 있다. ‘케이크를 먹고도 갖고 있을 순 없다’, 즉 두 가지 이득을 동시에 얻을 순 없다는 뜻이다. 그런데 AI는 그 반대를 해내고 있다. 세상을 집어삼키면서도, 그 권력과 주도권을 가져가고 있다.
AI는 제조, 금융, 미디어, 교육, 헬스케어 산업을 빠르게 재편하고 있다. 그런데 중요한 건 단순히 기존 산업을 보조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산업의 생태계 중심에 앉아 있다는 것이다. 엔비디아는 반도체를 넘어서 컴퓨팅의 표준이 되었고, 마이크로소프트는 AI를 운영체제처럼 만들고 있으며, 오픈AI와 구글은 새로운 검색과 정보 접근의 규칙을 다시 쓰고 있다.
결국 AI는 플랫폼이자, 플레이어이자, 심판 역할까지 자처하고 있다.
이전에는 기술이 산업을 보조했다면, 이제는 기술이 산업 그 자체가 되고 있다. 그 중심에는 더 이상 '소프트웨어'가 아닌 'AI'가 있다.
그리고 그 정중앙에서, 구글은 AI를 도구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AI 위에 미래의 구글을 짓고 있다. Gemini는 단순한 언어 모델이 아니라 구글이라는 제국의 새 인프라이며, 이 인프라는 검색, 이메일, 영상, 커머스, 연구, 그리고 교육 등 사용자가 상호작용하는 모든 영역에 촘촘하게 침투중이다.
- NEW경제미국 보험사에 드리운 프라이빗 크레딧의 그림자버크셔 해서웨이의 비법 소스, "영구 자본"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투자자로 인식되는 워렌 버핏의 가장 똑똑한 투자 결정을 꼽으라면 버크셔 해서웨이 설립초기인 1967년에 National Indemnity를 860만 달러에 인수한 결정을 꼽을것이다. National Indemnity는 상업 보험회사로, 승객이나 짐을 나르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운송 기업들에게 여객배상책임보험이나 운송차량에 대한 보험등을 제공한다.보험사는 금융회사의 한 종류로, 어떤면에서는 은행과 유사한 수익 모델을 가진다. 통상적으로 보험사는 다수에게 보험증권을 판매하여 피보험자에게 약정한 범위에 해당하는 상황(사고, 재해 등)이 발생할 때 보험금을 지급하는데, 그런 상황의 발생 가능성을 계산하여 보험료(프리미엄)를 책정하기에 대부분의 경우에는 손해를 볼 가능성이 낮고, 판매한 보험증권의 일부나 상당부분을 재보험하여 노출과 리스크를 낮춘다. 쉽게 얘기하여 100억을 보험료로 받으면 90억은 실제 보험금으로 지급하는식이다.어웨어・1024
- 멤버십 전용경제배당 수익률 6.3~7.6% 미국과 글로벌 인프라 산업 폐쇄형 펀드 2개안녕하세요, 카레라입니다.AI 덕분에 유틸리티와 인프라가 중요해진 시대에 서로 헷갈리기 쉬운 두 친구 Reaves Utility Income Fund(UTG)와 Cohen & Steers Infrastructure Fund(UTF)를 제대로 뜯어보려 합니다. 둘 다 인프라 테마를 달고 월배당을 주고 레버리지까지 쓰면서 수익률을 끌어올리는 구조입니다.고배당주 연구소・20379
- 경제버블보다 더 커진 'AI 버블 경고 버블'ChatGPT 모먼트2023년 공개된 ChatGPT 모먼트로 촉발된 천문학적인 AI용 데이터 센터 설비투자 광풍은 몇년사이에 게임용 그래픽 카드나 만드는 회사로 인식되던 엔비디아(NVDA)를 세계에서 가장 가치있는 기업으로 만들어주었다.그렇지만 그 과정이 항상 순탄하지는 않았다. 폭발적인 수요증가로 인해 ChatGPT 서비스가 여러번 다운되자 엔비디아와 관련주들은 여러번 급등을 거듭하다 어느 순간 "ChatGPT는 인간같은 지능이 아니라, 그저 말을 잘하는 멍청한 챗봇에 불과하다" 같은 회의론이 다시 지면을 장악하면 급락으로 전환하기 일수였다. 만 3년이 지난 현재, AI (여기서 AI란, 트랜스포머 설계를 기반으로 한 LLM을 의미함) 사용량은 예상치보다 훨씬 증가한 상태이며 기업에서는 더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준비중이다.어웨어 AI 인사이트 모음우리가 지난 1년간 발행한 AI를 주제로 한 아티클을 추려보았다. 2024년말 EUV 노광 장비기업인 ASML의 매출 가이던스 하향과어웨어・504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