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양자역학: 개인 투자자들이 주도하는 '퀀텀' 버블
아카디안 자산운용 포트폴리오 매니저 Owen Lamont의 A quantum of confusion에서:
실수하는 것은 인간의 본성이다. 그리고 때때로 이런 인간적인 실수는 주식 시장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비정상적인 가격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2024년 12월에 절정을 이루었던 '양자 컴퓨팅(Quantum Computing)' 열풍은 이러한 현상을 보여주는 최근의 대표적인 사례다. 당시 열성적인 개인 투자자들은 퀀텀 코퍼레이션(Quantum Corporation), 퀀텀-SI(Quantum-SI), 퀀텀스케이프(QuantumScape), 콴타 서비시스(Quanta Services) 등 소위 '양자 주식'들을 앞다투어 매수했다. 문제는 이 기업들 중 실제로 양자 컴퓨팅 사업을 영위하는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는 점이다. 그들의 사명은 단지 멋지게 들리기 위한 것이었지, 실제 사업 내용을 설명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었다.
투자자들의 이러한 혼란은 최소 두 종목의 시장 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2024년 마지막 두 달 동안 퀀텀 코퍼레이션의 주가는 무려 1,151%나 치솟았고, 퀀텀-SI 역시 285% 상승하는 기염을 토했다.
개인 투자자들은 이름에 '퀀텀'이 들어간다는 이유만으로 맹목적으로 주식을 사들였다. 이들 중 극소수만이 실제로 양자 컴퓨팅과 관련이 있었을 뿐이다. 단순히 이름만 보고 주식을 사는 것은 매우 어리석은 투자 방식이다. 하지만 2024년 12월 말, 개인 투자자들은 여기서 한술 더 떠, 앞서 형성된 비이성적인 매수세 덕분에 엄청나게 부풀려진 가격에 '퀀텀 주식'을 매수하는 우를 범했다.
이러한 현상이 처음은 아니다. 쉴러(Shiller, 2019)는 1929년 여름, 혼동하기 쉬운 이름의 '시보드 에어라인 철도회사(Seaboard Air Lines Railroad Company)'를 둘러싸고 벌어졌던 일화를 소개한다. 그는 앨런(Allen, 1931)의 기록을 다음과 같이 인용한다.
"수천 명의 사람들이 자신이 돈을 거는 회사의 본질에 대해 조금도 알지 못한 채 투기에 뛰어들었고, 돈을 벌기도 했다. 마치 시보드 에어라인을 항공 관련 주로 착각하고 매수한 사람들처럼 말이다. 식료품 상인, 전차 운전사, 배관공, 재봉사, 밀주점 웨이터까지 시장에 참여했다."
시보드 에어라인 이야기는 1990년대 후반부터 여러 세대의 학생들에게 공유해 온 흥미로운 일화다. 하지만 솔직히 고백하자면, 나는 이 일화가 사실이라는 어떤 증거도 알지 못한다. 그러나 이제 나는 실제 거래 데이터와 가격이라는 명백한 증거를 통해, 투자자들의 실수가 어떻게 비정상적인 가격을 만들어내고 이것이 왜 신속하게 교정되지 않는지를 보여주고자 한다.
과연 미래의 역사학자들은 2024년 미국 주식 시장을 1929년과 비교하며, 갈피를 잡지 못하는 개인 투자자들의 움직임을 필연적인 붕괴의 전조로 평가하게 될까? 나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잘못 형성된 주가는 결코 좋은 징조로 보이지 않는다. 시장의 건전성에 대한 깊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Lamont는 필자가 일전에 작성한 '슈뢰딩거의 고양이는 실존하는가? 양자 컴퓨터와 멀티버스'의 내용처럼 양자 컴퓨팅의 미래에 대해서 갑론을박 하려는게 아니다.
"양자 컴퓨팅 주식이 유망하다"와 "Quantum 이라는 이름이 붙은 주식이 유망하다"는 근본적으로 다른 주장이다. 두 주장 모두 투자를 결정할 때 회사의 펀더멘털을 반영하는 주장이라고 하기에는 어렵지만, 후자의 적절성은 훨씬 더 떨어진다고 보는것이 합리적일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예탁결제원이 공표하는 데이터에서 흔히 서학개미로 불리우는 '한국 개인 투자자'들의 행동 패턴을 분석하면, 이렇게 이름만 가지고도 주식을 매수하는 주체가 개인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퀀텀' 주식에 대한 혼란이 비단 한국 투자자들만의 문제였을까? 이를 확인하기 위해 미국, 호주, 일본 등 다양한 국가의 고객을 보유한 글로벌 증권 플랫폼 무무(Moomoo)의 데이터를 살펴보았다. 그 결과, 한국 개인 투자자들의 순매수 상위 종목들과 무무 플랫폼 사용자들이 많이 보유하거나 검색한 소위 '인기 종목(heat list)' 사이에 매우 높은 유사성이 나타났다. 실제로 2024년 12월 27일에는 앞서 언급한 7개의 '퀀텀' 주식 중 5개 종목이 무무의 인기 종목 상위 50위 안에 포함되기도 했다.
이는 결국 '퀀텀'이라는 이름에 대한 혼란과 그로 인한 투자가 한국을 넘어 전 세계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나타난 보편적인 현상이었음을 강력히 시사한다. 즉, 단순히 기업의 이름에 '퀀텀'이 들어간다는 이유만으로 투자 결정을 내리는 경향이 특정 국가에 국한되지 않았다는 의미다. 우리는 이러한 분석을 통해 실제 양자 컴퓨팅 관련 기업과 이름만 유사한 기업들에 대한 투자 패턴을 추적해 볼 수 있었다.
실수하는 것은 인간의 본성이다. 하지만 빨리 부자가 되려는 헛된 욕망 속에서 무모하게 실수를 반복하는 것은 개인 투자자들의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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