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화산이 산꼭대기에서 분화하는 이유는?
안녕하세요. 송종민 과학전문가입니다.지구 속 암석은 특별한 조건[3]이 갖춰지면 녹는다. 녹은 암석은 처음엔 광물 사이에 방울방울 있다가 여러 작용을 통해 뭉친다. 뭉친 덩어리가 바로 마그마이다. 마그마의 규모가 화산 활동의 공급원이 될 만큼 충분하다면 마그마굄(magma chamber)이라고 부른다. 마그마굄의 임계점이 넘으면 화산이 폭발한다. 휘발성 물질은 화산 가스로 바뀌어 대기 중으로 흩어지며, 나머지는 용암이나 화산 쇄설물이 되어 화구 주변에 쌓인 뒤 식는다.마그마는 대부분 액체 상태라서 주위 암석보다 밀도가 낮기 때문에[4] 지표면 부근까지 서서히 상승한다. 마그마가 지표면에 다다르면 분출하기 시작하고, 분출물이 쌓여 화산암체(extrusive body)가 된다. 화산암체 중 산 모양인 것이 화산이다.[5] 화산은 모양과 성질에 따라 더 자세히 나뉜다.지하 깊은 곳의 암석은 유동적(ductile)인 반면 지표면에 가까운 암석은 온도가 낮기 때문에 더 단단(brittle)하다. 유동적인 마그마는 주변 암석에 균열을 내거나 균열을 따라 이동한다(이때 화산성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 마그마의 구조는 매우 복잡하고, 상승하는 시간도 제각각이다. 따라서 마그마의 형성 기원이 같더라도 그 성질과 화산 분출 양상이 매우 다를 수 있다. 후술할 옐로스톤 화산은 분출주기만 수십만 년이다.모든 화산이 항상 쿠쾅하고 터지는 것은 아니다. 폭발을 일으키는 직접적인 원인은 마그마 내에 녹아있는 휘발성 성분, 즉 가스(대부분 수증기와 이산화 탄소)의 압력 때문인데, 중앙해령 현무암질 마그마의 경우, 고온의 낮은 압력에서 탈기된(degassed) 채로 분화하여 상대적으로 조용히 분출한다. 반대로 규산염 비율이 높아 점성(viscosity)이 높은 마그마, 혹은 물이나 빙하와 접촉한 마그마는 강력한 폭발을 수반하여 위험하다. 전자의 전형적인 예로는 아이슬란드 화산 등이 있으며, 후자의 예는 미국의 세인트 헬렌즈와 필리핀의 피나투보 등이 있다.이러한 구분은 반드시 엄밀한 것은 아니며, 단 1번의 폭발이었는가, 지속된 분출인가, 지속된 폭발인가 여부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겉모습은 비슷하지만 전혀 다른 과정을 거쳐 나온 화산도 있다. 이런 때는 조사하면 구성암석이나 지질구조가 전혀 다르다. 심지어는 한 화산에서 시기에 따라 점성(viscosity)이 다른 용암이 나오기도 한다. 예컨대 한라산의 경우에는 용암 분출(lava flow)과 폭발형 분출(explosive eruption)이 모두 일어난 기록이 있다.[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