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다는 것'이 그 자체로 증거가 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있었다마면 흔적이 남았을 것이라는 기대가 성립될 때만 약한 증거로 됩니다. 즉, 인지와 기록, 보존 하나라도 무너지면 추론은 급격히 약해집니다.
예를 들어 어젯밤 도둑이 들었다면 금고가 텅 빈 것만으로도 "훔쳐 갔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돈이 있으면 반드시 흔적이 남으니까요. 하지만 "도둑이 화분을 만지고 갔다"는데 화분이 멀쩡하다면 그건 증거가 못 됩니다. 만지고도 흔적이 안 남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판단할 때는 세가지를 확인해야 하는데, '남은 만한 것인지', '제대로 찾아봤나', '다른 설명은 없나'입니다. 이 세가지 모두 그럴듯하다고 넘어가면 신뢰도가 높아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