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이 기온 변화보다 먼저 활동 시간을 바꾸는 이유는 '반응적 적응'이 아닌 '예측적 적응'을 하기 때문입니다.
즉, 기온이 변한 뒤 움직이면 체온 조절에 실패하거나 에너지 손실이 많아 살아남기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에, 미리 환경 신호를 감지해 생체시계를 동기화합니다.
무엇보다 가장 확실한 것은 광주기와 계절 신호입니다.
기온은 날씨에 따라 일별 변동성이 크지만, 광주기는 지구의 자전과 공전 축에 따라 매년 오차 없이 일정합니다.
또한 동물은 시각계와 멜라토닌 분비를 통해 계절의 변화에 따른 낮의 길이를 감지합니다. 기온이 본격적으로 떨어지거나 오르기 수주 전부터 광주기 변화를 신호로 삼아 호르몬 분비 패턴을 조절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식물의 발아와 곤충의 출현, 포식자의 활동 등은 빛 패턴에 맞춰 먼저 움직입니다.
피식자나 포식자는 주요 먹이의 활동이 가장 활발한 골든 타임에 맞춰 자신의 활동 패턴을 선제적으로 조정하는데, 기온이 변할 때까지 기다리면 먹이 경쟁에서 뒤처지게 되기 때문입니다.
또한 사막 생물이나 변온동물은 한낮의 고온이 찾아오기 전, 빛의 세기 변화만 보고 선제적으로 굴 속으로 숨고, 시야 확보가 가능한 빛의 수준과 포식자의 활동 시간이 맞물리는 시점을 미리 예측하여 피식 활동 시간을 앞당기거나 뒤로 미루 기도 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