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을 보니 위쪽 파란 손잡이 두 개가 볼밸브인데, 이건 구십도만 돌면 끝나는 물건입니다. 수도꼭지처럼 계속 감아 돌리는 방식이 아니에요. 손잡이가 배관과 나란하면 열린 상태고, 배관과 직각이 되면 잠긴 상태입니다. 우측이 안 돌아간다고 느끼신 건 이미 다 돌아갔거나, 손잡이가 벽이나 옆 배관에 걸려서 더 못 도는 것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파란 밸브 옆에 있는 은색 육각 부분은 밸브가 아니라 배관을 잇는 연결 너트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시계방향으로 아무리 돌려도 물이 안 잠기는 거고, 반대로 풀리면 그 자리에서 물이 샙니다. 밸브인지 아닌지는 돌릴 수 있는 손잡이가 따로 붙어 있는지로 구분하시면 됩니다.
안 돌아가는 밸브에 공구로 힘을 주는 건 피하세요. 오래 안 쓴 밸브는 안쪽이 굳어 있어서 무리하면 손잡이 축이 부러집니다. 그렇게 되면 잠기지도 않는 상태로 물이 계속 나와서 상황이 훨씬 커집니다. 저도 예전에 그러다 한밤중에 관리사무소를 부른 적이 있어요.
확실한 방법은 한 단계 위에서 잠그는 겁니다. 세대 수도 계량기 밸브를 잠그면 집 전체 물이 끊깁니다. 아파트면 보통 현관 옆 벽에 계량기함이 있고, 빌라나 원룸이면 다용도실이나 보일러실 근처에 있습니다. 잠그신 다음 싱크대 수전을 잠깐 틀어 남은 물을 빼고 작업하시면 됩니다.
계량기 밸브까지 안 돌아가면 그때는 관리사무소에 연락하세요. 라인 전체를 잠그거나 굳은 밸브를 교체해주는 건 관리사무소나 설비 쪽 일입니다. 혼자 붙잡고 씨름하다 부러뜨리는 것보다 이 편이 훨씬 빠르고 안전합니다.
작업을 마치고 물을 다시 열 때는 천천히 여세요. 한 번에 확 열면 압력이 순간적으로 튀면서 방금 연결한 부분이 터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안 돌아간 밸브는 이참에 교체해두시길 권합니다. 부품 자체는 몇천 원이라 부담이 없고, 다음에 급할 때 같은 일을 또 겪지 않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