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문

유리잔이 특정 음높이의 소리에 왜 깨질 수 있나요?

성악가의 높은 음이 유리잔을 깨뜨린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소리라는 게 물리적 접촉도 없는데 어떻게 유리를 깨뜨릴 정도의 힘을 전달할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2개의 답변이 있어요!

  • 안녕하세요. 신광현 전문가입니다.

    소리가 유리잔을 깨뜨리는 원리는 공명입니다.

    모든 유리잔에는 고유한 진동수가 있고, 이 진동수와 정확히 일치하는 소리가 충분히 큰 세기로 지속적으로 전달되면 유리잔의 진폭이 점점 커집니다.

    소리는 공기의 진동(음파)으로 에너지를 전달하며, 이 음파가 유리 표면을 미세하게 밀고 당기는 힘으로 작용합니다.

    진동수가 맞으면 매 주기마다 에너지가 누적되어 진폭이 커지고, 유리의 탄성 한계를 넘으면 균열이 생기거나 확장되면서 유리가 깨집니다.

    성악가의 높은 음이 자주 언급되는 이유는 얇은 와인잔 등이 높은 주파수에서 공명하는 경우가 많고, 정확한 음정을 큰 소리로 일정 시간 유지하면 공명 상태가 되기 때문입니다.

    즉, 접촉 없이도 공기 진동이라는 형태로 전달된 에너지가 공명을 통해 유리잔에 집중·증폭되어 유리를 깨뜨릴 수 있는 것입니다.

  • 안녕하세요. 이수민 전문가입니다.

    공명 때문에 가능한 일이에요. 모든 물체는 자기가 가장 잘 떨리는 고유한 진동수가 잇는데, 유리잔도 손가락으로 톡 치면 특정 음높이로 울리잖아요. 그 소리가 바로 유리잔의 고유 진동수예요.

    성악가가 정확히 그 음을 내면 유리잔이 소리에 맞춰 함께 떨리기 시작해요.

    소리도 물리적 접촉이 맞아요. 소리는 공기 분자가 앞뒤로 진동하는 파동이라 유리 표면을 초당 수백 번씩 밀엇다 당겼다 하고 있거든요. 한 번의 힘은 아주 약해요. 그런데 유리잔의 고유 진동수와 딱 맞으면 매번 미는 타이밍이 유리가 흔들리는 방향과 정확히 겹쳐서 진동이 계속 쌓여요. 그네를 밀 때 그네가 돌아오는 순간에 맞춰 살짝만 밀어도 점점 높이 올라가는 것과 같은 원리죠. 타이밍이 어긋나면 아무리 세게 밀어도 안커지고요.

    그렇게 쌓인 진동이 커지면 유리잔은 눈에 보일 정도로 일그러졌다 펴졌다를 반복해요. 유리는 늘어나는 데 약한 재질이라 어느 순간 그 변형을 못 버티고 금이 가는 거예요. 다만 실제로 깨뜨리려면 정확한 음을 상당히 큰 소리로 몇 초간 유지해야 해서 사람 목소리로는 매우 어렵고, 실험에서는 대부분 스피커로 증폭해서 보여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