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부 전산화단층촬영(CT)은 췌장 질환 평가에서 가장 기본적인 영상 검사입니다. 그러나 모든 경우에서 췌장염이나 췌장암을 100퍼센트 발견하는 것은 아닙니다.
첫째, 췌장염의 경우입니다. 급성 췌장염은 임상 증상과 혈액 검사(아밀라아제, 리파아제 상승)로 진단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초기 단계이거나 매우 경미한 경우에는 CT에서 구조적 변화가 거의 보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특히 통증이 뚜렷하지 않고 효소 수치도 정상이라면 CT에서 특별한 이상이 없는 경우가 흔합니다. 만성 췌장염도 초기 단계에서는 CT에서 변화가 명확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둘째, 췌장암의 경우입니다. 일반적인 복부 CT, 특히 조영 증강 췌장 프로토콜 CT는 췌장암 진단 민감도가 약 85에서 95퍼센트 정도로 보고됩니다. 따라서 매우 작은 종양(대략 1에서 2센티미터 이하)이나 췌장 꼬리 부위의 초기 병변은 드물게 CT에서 놓칠 수 있습니다. 다만 내시경, 초음파, CT까지 모두 정상이라면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췌장암 가능성은 상당히 낮아지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셋째, 현재 증상과의 연관성입니다. 말씀하신 증상은 다음 질환에서도 비교적 흔하게 나타납니다.
기능성 소화불량, 과민성 장증후군, 장내 미생물 변화, 담즙산 흡수 이상, 일시적 흡수 장애, 체중 감소에 따른 식습관 변화 등입니다. 특히 젊은 연령에서 통증 없이 지방변만 반복되는 경우에는 췌장 질환보다 장 기능 문제나 식이 관련 원인이 더 흔합니다.
넷째, 지방변 여부입니다. 진짜 지방변의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변이 기름기가 많고 물에 뜨는 경우가 많음, 변기 벽에 기름막이 남음, 냄새가 매우 강함, 변 양이 많고 씻어도 기름이 남는 느낌. 단순히 연노란색이 묻어나오는 것만으로는 지방변이라고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정리하면, 위내시경, 혈액검사, 복부초음파, CT까지 모두 정상이라면 임상적으로 중요한 췌장암 가능성은 상당히 낮습니다. 현재 정보만으로는 바로 MRI까지 진행해야 할 상황으로 보이지는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다음 상황이면 추가 평가를 고려합니다. 체중 감소가 계속 진행되는 경우, 지속적인 지방변이 명확한 경우, 혈액 검사에서 췌장 효소 이상이 있는 경우, 황달이나 지속적인 상복부 통증이 생기는 경우입니다. 이런 경우에는 췌장 MRI 또는 내시경 초음파를 추가로 시행하기도 합니다.
참고 근거
Harrison's Principles of Internal Medicine, Pancreatic diseases
UpToDate, Clinical manifestations and diagnosis of pancreatic cancer
American College of Radiology Appropriateness Criteria, Pancreatic disease imag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