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가 PC겸용이라고 적혀 있어도 거의 다 겪는 일이라 고장은 아니에요. 원인은 TV에 남아 있는 오버스캔이라는 기능인데요, 옛날 브라운관 시절에 화면 테두리가 지저분하게 나오는 걸 감추려고 영상을 살짝 확대해서 뿌리던 관행이 지금 TV에도 그대로 남아 있는 겁니다.
그래서 PC를 물리면 바탕화면 가장자리가 2에서 5퍼센트쯤 화면 밖으로 밀려나가요. 작업표시줄 시계가 반쯤 잘리거나 시작 버튼이 안 보이는 게 딱 이 증상이고요, 확대해서 뿌리다 보니 글씨도 어딘가 뿌옇게 번져 보입니다.
먼저 TV 설정부터 만져 보세요. 삼성은 설정에서 화면비 설정으로 들어가 화면 맞춤을 켜 주시고, LG는 화면 메뉴의 화면비 설정에서 원본을 고르시면 됩니다. 제조사마다 이름이 달라서 저스트 스캔, 픽셀 대 픽셀, 도트 바이 도트 같은 말로 적혀 있기도 한데 다 같은 뜻이에요.
그다음이 의외로 효과가 큰데, HDMI 입력 이름을 PC로 바꿔 주는 겁니다. 삼성이면 설정에서 외부기기 관리로 들어가 입력기기 관리에서 지금 쓰는 HDMI 포트 이름을 PC로 지정하시면 되고요. 이러면 TV가 그 포트를 영상이 아니라 컴퓨터 신호로 취급해서 오버스캔도 풀리고 색 정보를 깎지 않고 그대로 받기 때문에 글씨 번짐까지 같이 잡힙니다.
TV를 다 만졌는데도 조금 남아 있다면 그래픽카드 쪽에서 마무리하면 됩니다. 엔비디아면 제어판의 디스플레이 항목에서 데스크톱 크기 및 위치 조정으로 들어가 크기 조정 탭의 오버스캔 슬라이더를 줄이시고, 라데온이면 소프트웨어의 디스플레이 탭에 HDMI 스케일링 슬라이더가 따로 있습니다.
해상도도 한 번 확인해 보세요. TV가 4K면 3840 곱하기 2160, 풀HD면 1920 곱하기 1080처럼 그 TV가 원래 가진 해상도로 정확히 맞춰야 픽셀이 일대일로 떨어져서 글씨가 선명해집니다. 어중간한 해상도로 두면 TV가 늘렸다 줄였다 하면서 또 흐릿해져요.
저도 예전에 거실 TV에 데스크탑 물려 놓고 마우스 커서가 오른쪽 끝에서 사라져서 한참 헤맸는데, 알고 보니 화면 맞춤 하나만 켜면 되는 거였습니다. 순서대로 화면 맞춤부터 켜 보시고 그래도 남으면 입력 이름 PC, 마지막에 그래픽카드 오버스캔 순으로 가시면 대부분 해결되실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