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문

4차원적 존재는 어떻게 살아갈까요?

뜬구름 잡는 소리겠지만 항상 궁금해서 많은 지식인 분들께서 답변해주시기를 바람에 써보게 되었습니다.

일단 시간축은 따로 포함한 4차원을 이야기하는거고요.

달걀껍질을 깨지않고 달걀을 꺼내는 특성을 가지고 있는 존재를 이야기한다라는 점을 미리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1개의 답변이 있어요!

  • 안녕하세요. 이수민 전문가입니다.

    정말 흥미로운 상상인 것 같아요 ㅋ_ㅋ 그리고 짚어주신 전제가 정확해요. 시간축이 아니라 공간이 네 번째로 하나 더 있는 4차원 공간적 존재를 말씀하시는 거고, 달걀껍질을 깨지 않고 알맹이를 꺼내는 능력이 바로 그 존재의 핵심 특징이거든요. 이걸 차원을 한 단계씩 낮춰서 생각하면 의외로 또렷하게 그려져요.

    먼저 차원을 하나 줄여서 2차원 세계를 상상해볼게요. 종이 위에만 사는 납작한 존재가 있다고 해봐요. 이 존재에게 원을 하나 그려서 그 안에 점을 가둬두면, 2차원 존재는 원의 둘레를 넘지 않고는 절대 점을 꺼낼 수 없어요. 그 존재에게 원의 안과 밖은 선으로 완전히 막혀 있으니까요. 그런데 3차원에 사는 우리는 그냥 위에서 손가락을 넣어 점을 집어 올리면 돼요. 2차원 존재 입장에서는 닫힌 원 안에서 점이 갑자기 사라졌다가 원 밖에 나타나는 마법처럼 보일 거예요. 우리는 그저 그들에게 없는 위쪽이라는 방향을 썼을 뿐인데 말이에요.

    달걀 이야기가 정확히 이 구조예요. 우리에게 달걀껍질은 안과 밖을 완전히 가르는 벽이지만, 4차원 존재에게는 우리가 모르는 네 번째 방향이 하나 더 있어요. 그 방향으로 손을 뻗으면 껍질을 전혀 건드리지 않고 안쪽 알맹이에 곧장 닿을 수 있는 거예요. 우리 눈에는 닫힌 껍질 속 노른자가 홀연히 밖으로 나타난 것처럼 보이겠죠. 2차원 존재가 우리를 마법사로 여기듯, 우리도 4차원 존재를 그렇게 볼 수밖에 없는 거예요.

    이런 존재가 우리를 본다면 우리 몸속까지 훤히 들여다볼 수 있어요. 우리가 종이 위 도형의 안쪽을 한눈에 다 보듯이요. 수술 없이 몸 안의 장기를 직접 만지거나, 잠긴 금고 안의 물건을 꺼내거나, 닫힌 방으로 그냥 들어오는 일이 그들에겐 너무나 당연한 일상일 거예요. 매듭으로 꽁꽁 묶인 밧줄도 손쉽게 풀 수 있고요. 매듭이라는 게 3차원에서만 안 풀리는 거라, 차원이 하나 더 있으면 스르륵 풀려버리거든요.

    다만 우리가 4차원 존재의 진짜 모습을 본다는 건 거의 불가능해요. 2차원 존재가 3차원 공을 볼 때 공 전체가 아니라 자기 평면과 겹치는 단면, 그러니까 원 하나만 볼 수 있는 것과 같아요. 공이 평면을 통과하면 그들에겐 점에서 시작해 원이 커졌다 작아지다 사라지는 모습으로 보일 뿐이죠. 마찬가지로 우리가 4차원 존재를 마주한다면 그 존재의 3차원 단면만 보게 될 거예요. 형체가 갑자기 나타났다 변형됐다 사라지는 기묘한 모습으로요.

    수학적으로 4차원은 아무 모순 없이 완벽하게 다룰 수 있는 개념이에요. 다만 3차원에 갇힌 우리 직관으로 그 안에 사는 느낌을 온전히 떠올리기가 어려울 뿐이죠. 그래서 이런 상상은 답을 내는 것보다 차원이라는 게 얼마나 신기한 개념인지를 음미하는 데 의미가 있는 거랍니다. 뜬구름 잡는 이야기가 아니라 꽤 깊은 수학적 사고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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