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에 나오는 건 다 해 보셨다니 답답하시겠어요. 그런데 적어 주신 것 중에 결정적인 단서가 하나 있습니다. 모터 소리가 점점 커진다는 부분이요.
그 소리는 펌프가 물을 밀 때 나는 소리가 아니라 물 없이 헛도는 소리입니다. 여기 들어가는 진동식 펌프는 밀어낼 물이라는 저항이 있어야 조용하게 도는데, 빨아들일 물이 없으면 부하가 사라져서 소리가 커집니다. 그래서 이 상태로 오래 돌리시면 안 됩니다. 코일이 과열되면서 진짜 고장으로 넘어가요. 한 번에 십 초 정도만 시도하고 쉬어 주세요.
그다음은 막힌 위치를 나누는 게 먼저입니다. 캡슐 홀더를 아예 빼 버리고 레버를 올려 보세요. 홀더 없이도 물이 안 나오면 물통에서 펌프까지 앞쪽 구간의 문제이고, 홀더를 끼웠을 때만 안 나오면 캡슐을 뚫는 바늘과 그 아래 통로가 막힌 겁니다. 이 둘은 해결법이 완전히 달라서, 구분 없이 이것저것 해 보면 계속 헛수고가 됩니다.
앞쪽 구간이면 물통 바닥을 보세요. 가운데 작은 밸브가 있는데, 이건 물통을 본체에 끼울 때 본체 쪽 돌기가 눌러 줘야 열립니다. 이 밸브 둘레에 물때가 껴서 굳으면 아무리 잘 끼워도 안 열려요. 물통만 따로 빼서 그 구멍을 흐르는 물에 대고 손끝으로 몇 번 눌러 딸깍거리는지 확인해 보세요. 안 움직이면 이게 범인입니다.
뒤쪽 구간이면 뜨거운 물은 소용이 없습니다. 막고 있는 게 석회질이라 온도가 아니라 산으로 녹여야 하거든요. 물 한 리터에 구연산을 한 큰술 풀어 물통에 넣고 캡슐 없이 몇 번 내린 다음, 그 상태로 삼십 분쯤 세워 두세요. 그러고 다시 돌리면 굳어 있던 게 풀리면서 갑자기 터지듯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걸 두세 번 반복해도 한 방울도 안 나오면 펌프 자체가 죽은 것입니다. 이 부품은 분해해서 고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라 억지로 뜯으면 방수 부분이 상해요. 그때는 고객센터로 보내시는 게 결국 싸게 먹힙니다.
저도 예전에 커피머신 하나를 딱 이 단계에서 뜯다가 완전히 못 쓰게 만든 적이 있어서, 뜯는 건 정말 마지막에 하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