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비 65만원이면 노트북 한 대 값이라, 외부 모니터로 살려 쓰시겠다는 판단은 아주 합리적입니다. 그런데 지금 겪으시는 증상은 모니터가 HDMI가 아니어서 생긴 문제가 아닐 가능성이 큽니다. 중간에 끼우신 변환잭이 원인일 확률이 훨씬 높아요.
변환잭은 성격이 두 가지로 갈립니다. HDMI에서 DVI로 가는 젠더는 핀 배열만 바꿔주는 단순 연결이라 웬만하면 안정적인데, HDMI에서 VGA 그러니까 파란색 십오 핀으로 가는 것은 디지털 신호를 아날로그로 바꾸는 작은 회로가 잭 안에 들어 있습니다. 이 회로가 전기를 먹기 때문에, 옆에 달린 USB 보조전원 선을 안 꽂으면 될 때는 되고 안 될 때는 안 되는 딱 지금 같은 증상이 나옵니다.
화면이 쪼개져 나오는 것은 대개 신호 타이밍이 안 맞을 때 생깁니다. 모니터가 자기 해상도 정보를 노트북에 알려주는 절차가 있는데, 변환잭을 한 번 거치면 이 정보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요. 그러면 노트북은 모니터가 감당 못 하는 해상도를 계속 내보내게 되고, 그 결과가 깨진 화면입니다. 디스플레이 설정에서 해상도를 모니터 사양에 적힌 값으로, 주사율은 육십으로 직접 고정해보세요.
액정이 나간 노트북이라 하나 더 있습니다. 깨진 내장 화면이 켜져 있는 채로 두면 그래픽칩이 두 화면을 동시에 그리느라 부담을 나눠 씁니다. 윈도우 키와 P 키를 같이 눌러서 두 번째 화면만 쓰기로 바꿔두시면 인식이 한결 안정적입니다.
케이블 길이와 품질도 봐야 합니다. 값싼 변환잭에 긴 케이블을 물리면 차폐가 부실해서 노이즈가 그대로 화면의 점으로 튀어나옵니다. 이 미터 이하의 짧은 것으로 바꾸는 것만으로 잡히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
질문에 답을 드리자면, HDMI 단자가 있는 모니터를 사시면 확실히 나아집니다. 변환 단계가 통째로 사라지니까요. 다만 순서는 이렇게 잡으시길 권합니다. 먼저 보조전원을 꽂아보고, 안 되면 해상도와 주사율 고정, 그다음 다른 변환잭으로 교체, 그래도 안 되면 그때 모니터를 바꾸시는 겁니다. 만 원짜리 잭 하나로 십만 원 넘는 지출을 아낄 수도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