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최성훈 내과 전문의입니다.
원래 잘 쓰던 제품들인데도 갑자기 흡수가 안 되고 속건조가 느껴진다면, 말씀하신 대로 피부 장벽이 손상되었거나 피부 컨디션이 극도로 예민해진 상태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피부 장벽이 무너지면 각질층이 제대로 케어되지 못하고 미세하게 들뜨거나 수분을 붙잡아두는 힘(보습력)이 떨어져 바르는 토너나 세럼이 피부 속으로 스며들지 못하고 겉돌게 됩니다.
또한 '장벽 크림'이라 하더라도 피부가 지쳐 있을 때는 오히려 유분이 너무 많거나 무거워서 흡수를 방해할 수 있습니다. 또한, 무너진 장벽 위에 여러 단계를 바르면 피부가 자극을 받아 성분을 밀어내기도 하고, 눈에 보이지 않게 피부가 예민해져 있으면 평소 쓰던 제품에도 따가움이나 흡수 저하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피부 장벽이 무너졌다고 해서 무조건 연고를 바르는 것은 주의해야 합니다.
흔히 피부에 바르는 '스테로이드 연고'는 염증을 가라앉히는 데 효과적이지만, 임의로 장기간 바르면 오히려 피부 장벽을 더 얇고 약하게 만들고, 끊었을 때 리바운드 현상으로 홍조, 각질 등이 생길 수 있으므로 원인 모를 건조함이나 흡수 저하에 무작정 스테로이드 연고를 바르는 것은 권장하지 않습니다.
만약 붉은기, 진물, 심한 가려움증, 좁쌀처럼 일어나는 트러블 등 ‘피부염(접촉성 피부염, 지루성 피부염 등)’ 소견이 뚜렷한 경우에만 피부과 전문의의 진단 하에 적절한 연고(약한 단계의 스테로이드나 비스테로이드성 항염 연고)를 처방받아 단기간만 사용해야 합니다.
지금은 흡수가 안 된다고 여러 개를 덧바르기보다, 순한 수분 토너(또는 에센스) 1개와 가벼운 보습제 1개 정도로 단계를 확 줄여보도록 하고, 화장솜으로 피부를 닦아내는 과정 자체가 무너진 장벽에 미세한 자극을 줄 수 있으므로, 손에 적셔 지그시 흡수시키는 방식으로 바꿔보기 바랍니다.
홈케어로 며칠간 진정(미온수 세안, 최소한의 보습)을 했는데도 속건조와 흡수 불능 상태가 지속되고 피부가 화끈거린다면, 자가 진단으로 연고를 찾기보다 가까운 피부과 진료를 받아 볼 것을 권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