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문
사막위의오아시스
깎아놓은 사과가 갈색으로 변하는 이유와 방지법이 궁금합니다.
안녕하세요.
사과를 깎아서 접시에 두면 금방 갈색으로 변하더라고요. 이게 '산화 공정' 때문이라고 알고 있는데, 정확히 어떤 원리로 일어나는 건가요? 그리고 소금물이나 설탕물에 담그면 왜 갈변이 늦춰지는지도 화학적인 관점에서 설명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개의 답변이 있어요!
안녕하세요.
말씀해주신 것처럼 깎아 놓은 사과는 쉽게 갈변하는데요, 이는 효소가 촉매하는 산화 반응 때문입니다. 사과 조직이 손상되면 세포 내에서 분리되어 있던 기질과 효소가 서로 접촉하게 되고, 여기에 산소가 더해지면서 일련의 반응이 빠르게 진행되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폴리페놀 산화효소가 작용하는데요, 원래 사과에는 클로로겐산 등과 같은 페놀성 화합물이 존재하는데, 평상시에는 효소와 분리되어 있어 반응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사과를 깎거나 상처를 내면 세포 구조가 파괴되어 산화효소가 페놀 화합물과 접촉하고, 공기 중 산소를 이용하여 산화시킵니다. 이때 페놀은 퀴논 형태로 전환되고, 이 퀴논들은 서로 비효소적으로 중합되어 멜라닌 유사 고분자를 형성하는데요, 이 고분자가 우리가 보는 갈색 색소입니다. 하지만 말씀해주신 것처럼 소금물이나 설탕물에 담갔을 때 갈변이 느려지는 이유는 우선, 용액에 담그면 사과 표면이 물로 덮이면서 산소 접근이 제한되기 때문입니다. 폴리페놀 산화효소가 작용하기 위해서는 산소가 반드시 필요하므로, 산소 공급이 줄어들면 반응 속도가 감소하는 것입니다. 게다가 소금물이나 설탕물은 삼투압을 변화시켜 세포 내 수분 이동을 유도하는데요 이때 효소의 활성 환경이 변하고, 효소 단백질의 구조가 미세하게 변형되어 활성이 떨어지게 됩니다. 또한 설탕물은 점성이 높다보니 분자 확산이 느려지고, 산소와 기질, 효소 간의 접촉 빈도가 줄어들어 반응 속도가 감소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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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택된 답변안녕하세요. 이충흔 전문가입니다.
사과가 깎인 뒤 갈색으로 변하는 현상은 단순히 산화라는 말로 설명되지만, 실제로는 효소적 갈변이라는 생화학적 과정입니다. 사과 속에는 폴리페놀이라는 항산화 성분과 이를 산화시키는 폴리페놀 산화효소가 존재합니다. 평소에는 세포 구조 안에 각각 분리되어 있어 반응하지 않지만, 칼로 사과를 자르거나 부딪히면 세포가 손상되어 두 성분이 만나게 됩니다. 이때 공기 중의 산소가 함께 작용하면서 폴리페놀이 산화되어 퀴논이라는 물질로 바뀌고, 이 퀴논들이 서로 결합해 멜라닌류의 갈색 색소를 형성합니다. 우리가 보는 갈변은 바로 이 색소가 축적된 결과입니다.
소금물이나 설탕물에 담갔을 때 갈변이 늦춰지는 이유도 화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소금물의 경우, 염화나트륨에서 나온 Na⁺와 Cl⁻ 이온이 폴리페놀 산화효소의 활성 부위에 영향을 주어 효소 작용을 방해합니다. 동시에 삼투압 효과로 세포 내외의 수분 이동을 조절해 산소와 효소가 쉽게 접촉하지 못하게 합니다. 반면 설탕물은 높은 농도의 당이 세포 표면에 일종의 보호막을 형성해 산소가 확산되는 것을 막고, 수분 활동을 줄여 효소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게 합니다. 결국 두 방법 모두 산소와 효소, 폴리페놀의 접촉을 줄여 산화 반응 속도를 늦추는 원리입니다.
정리하자면, 사과의 갈변은 폴리페놀 산화효소가 산소와 폴리페놀을 반응시켜 갈색 색소를 만드는 과정이고, 소금물과 설탕물은 각각 효소 억제와 산소 확산 차단이라는 방식으로 이 반응을 늦춥니다. 그래서 같은 사과라도 어떤 용액에 담그느냐에 따라 갈변 속도가 달라지게 되는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