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프리카 공화국은 핵무기도 개발했었다는데 왜 그걸 폐기한건가요?

잘 몰랐는데 남아프리카 공화국은 과거 핵무기도 개발을 했었다고 하던데요.

이런 핵무기를 왜 개발했으면 보유까지 했을텐데 왜 이걸 폐기했던건가요?

이스라엘이나 파키스탄 인도는 잘도 가지고 있는데 이 나라는 왜 그런 선택을 한건지 궁금해서요

1개의 답변이 있어요!

  • 저도 이 얘기 처음 들었을 때 좀 놀랐어요. 남아공은 스스로 핵무기를 만들었다가 스스로 전부 없앤, 지금까지 세계에서 유일한 나라거든요.

    만든 이유부터 보면 이해가 쉬워요. 70~80년대 남아공 백인 정권은 앙골라에 쿠바군이 수만 명 들어와 있고 소련이 그 뒤를 봐주는 상황에서, 아파르트헤이트 때문에 서방에게도 무기 금수 제재를 받으며 완전히 고립돼 있었습니다. 그래서 핵탄두를 여섯 기 정도 만들었는데, 실제로 터뜨릴 생각은 아니었어요. 정말 위태로워지면 핵 보유 사실을 공개해서 미국과 서방을 억지로 끌어들인다는, 일종의 협박 카드 성격이 강했습니다.

    그런데 80년대 말이 되자 그 위협 자체가 사라져 버립니다. 1988년 협정으로 쿠바군이 앙골라에서 철수하고, 나미비아가 독립하고, 소련이 무너지기 시작했거든요. 쓸 데가 없어진 카드가 된 거죠. 데클레르크 대통령이 1989년에 해체를 지시했고, 1991년에 폐기와 핵확산금지조약 가입을 마친 뒤 1993년에야 사실 우리에게 핵이 있었고 전부 없앴다고 공개했습니다.

    여기에 대놓고 말하진 않지만 다들 짚는 이유가 하나 더 있습니다. 그때는 이미 흑인 다수 정권으로의 권력 이양이 눈앞이었고, 백인 정권 입장에서는 핵무기를 그대로 넘겨주고 나가는 그림을 원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동시에 핵을 버리는 대가로 제재 해제와 국제사회 복귀라는 실리도 챙길 수 있었고요.

    인도, 파키스탄, 이스라엘과 갈린 지점이 딱 이거예요. 그 나라들은 맞대고 있는 적이 지금도 그대로 있어서 핵을 놓는 순간 안보가 흔들리지만, 남아공은 적이 먼저 사라졌고 정권까지 바뀌는 중이었습니다. 포기해서 잃을 것은 거의 없고 얻을 게 훨씬 많았던, 꽤 드문 조건이 맞아떨어진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