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임계홍 의사입니다.
항문 주위에 발생한 종기가 곪았다가 터졌음에도 불구하고 치유되지 않고 배변 시 통증이 지속된다면, 이는 단순한 피부 종기가 아니라 항문 주위 농양이나 치루와 같은 항문 질환일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내 생각에 해당 증상이 오래가는 근본적인 이유는 항문이라는 부위의 특수성 때문입니다. 항문 주변은 배변 시 세균에 노출되기 쉽고, 괄약근의 지속적인 움직임과 압력이 가해지는 곳이라 상처가 자연적으로 아물기 어렵습니다. 특히 종기가 터진 후에도 통증이 계속되는 것은 피부 표면의 염증뿐만 아니라, 항문 내부에 고름길(치루관)이 형성되어 지속적으로 염증을 일으키고 있을 가능성을 강력하게 시사합니다.
항생제를 복용하면 일시적으로 염증 반응이 줄어들어 통증이 완화되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항생제는 원인이 되는 고름길 자체를 제거하지 못하므로, 약을 끊으면 곧바로 다시 염증이 재발하거나 증상이 악화되는 악순환이 반복될 것입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음의 조치를 권장합니다.
첫째, 지체하지 말고 대장항문외과를 방문하여 정확한 진단을 받으십시오. 항문 질환은 시간이 지날수록 염증 범위가 넓어지고 치료가 복잡해지므로, 지금 바로 내원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대처입니다.
둘째, 병원 방문 전까지는 좌욕을 생활화하십시오. 따뜻한 물에 항문 주변을 부드럽게 씻어내고 온찜질을 하는 것은 통증 완화와 위생 관리에 도움이 됩니다.
셋째, 변비나 설사를 피하고 배변을 부드럽게 유지하십시오. 변이 딱딱하면 터진 상처를 계속 자극하여 통증을 심화시킵니다.
배변 시 날카로운 통증이 느껴진다는 것은 내부의 염증이 괄약근을 자극하고 있다는 증거이므로, 이를 방치하지 마시고 의료진의 도움을 통해 고름길을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과정을 거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