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상담
학원 알바중인 대학생 이걸로 관두는 건 오바인가요
글이 깁니다. 싫으신 분은 지금 나가시는 걸 추천드려요… 상황의 이해를 위해 전부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현재 만화학원 보조강사로 일하고 있는 20대 초반 대학생입니다.
주3일 4시간 수업에 보조로 나가고 있어요.
제가 현재 담당하는 반은 예비반 (고1,2), 초중등반, CG반입니다. 저희 학원은 규모가 크진 않은 편이라 한 선생님이 여러 반을 돌면서 수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건 저뿐만 아니라 원장쌤 및 다른 전임선생님들도 마찬가지예요. (고3반 제외)
제가 관두길 고민하는 이유는 초중등반 전임쌤과 트러블이 좀 있었기 때문인데요. 저는 원래 입시반 (고3) 부전임선생님으로 작년 3월부터 근무하기 시작했고 이번년도 입시는 다른 쌤께서 담당하기로 하셔서 (이전년도 예비반 선생님이 애들과 친해서 고3도 맡기로 하셨어요) 초중등반으로 원장쌤이 반을 이동시키셨습니다. (그리고 저는 휴학기간이 끝나서 어차피 전임만큼 근무를 많이 나올 수 없어서 보조로 넣어주셨어요)
이제부터 초중등반, CG반 전임쌤을 A, 예비반(고1,2) 전임쌤을 B로 지칭하겠습니다.
A쌤과는 한 번도 접점이 없었고 퇴근할 때 가끔 인사만 하는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보조강사로 일하게 되면서 당연히 같은 교실에서 접점이 많아졌어요. 처음엔 성격이 털털하시고 애들한테 만화도 잘 가르쳐주셔서 호감이 컸습니다. 그리고 되게 잘 꾸미셔서 외모 칭찬도 많이 했어요. 엄청 좋아하시더라구요, 사이가 좋았습니다. (동성이예요)
그런데 반을 이동하면서 당연히 고3입시와는 가르치는 것들이 다를 것 아니예요? 초중등이 고3만큼 빡세게 인체 해부학을 배우지도 않을 거고, 입시와는 다르게 캐릭터 일러스트라던가 더 자유롭게 진행하는 부분이 분명히 있을텐데, 처음에 이런 부분을 전혀 안내를 받지 못 했었어요. 그래서 애들이 그림을 그리고는 있는데, 제가 이 그림이 뭐 어떤 목적, 수업을 전제로 그리고 있는지를 전혀 모르니까 기술적인 (인체 이 부분 이상하다, 투시가 나갔다) 피드백 말곤 해줄 수가 없었어요. 그런데 이런 식으로 근무를 해도 아무런 터치도 없고 되게 살갑게 대해주셔서 아 이정도를 바라시는건가? 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저도 만원초반대 받는 그냥 알반데 뭐 얼마나 많이 물어보면서 열심히 임해야 할까요… 터치가 없으니 저도 그 정도만 근무했습니다.
근데 그러면 당연히 삑사리가 납니다. 이거 다했어요 하는 애들한테 A쌤이 이 다음에 뭐하라고 하셨어? 물어보면 당연히 모르고, 다 했는데도 계속 위에 덧칠하고 있는 애들이 많아서 다 했냐고 물어보면 A쌤이 올 때까지 기다리고 있다, A쌤이 오셔야 한다고 오로지 A쌤의 컨펌을 받아야 해서 기다리고 있는 애들이 많았습니다.
그럴 때 제가 어떻게 해야할지 안내받지 못했고, 이 부분에 대해선 저도 몇번 A쌤이 다른 아이 봐주고 계시는 도중에 여쭤보러 갔었습니다. 쌤 이거 다 했다는데 이 다음에 뭐 시킬까요? 이 다음엔 뭐하면 될까요? 이런 식으로요. 근데 그럴 때마다 걔 그거 다 안 했을텐데? 그게 다 한 거 맞아요? 이런 식으로 반문하셨고, 다 된 거 같다고 하면 그 위에 리터칭해주세요. 수정해주세요. 등 이 다음 과정을 안내받는 게 아니라 당장 이 친구에게 뭘 해야할지만 답받았고, 이런 상황이 몇번 반복되니 저도 그냥 수정해줘야 하는거구나 싶어 더 안 물어보게 되더라구요. (무엇보다 A쌤이 너무 바쁘셔서 틈이 없습니다. 애들 자리에 무조건 앉으셔서 시범 보여주시고 계시거나 피드백하고 계시거나… 퇴근시간엔 저도 집가고 싶은데 뭘 물어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규 과정을 진행중인 친구들이 다 했다고 하면 그 다음 시킬 것들은 안 알려주셨고, 그냥 초반에 저 혼자 A쌤, B쌤 어떻게 가르치시는지 어떤 과정인지 봐가면서 익히느라 고생을 많이했습니다…
그냥 그러면서 근무했습니다. 크게 별 일은 없었어요…
(이런 커리큘럼 과정에 대해서는 단톡방에 2개월 전에 한 번 엑셀로 제목만 써져있는, 순서가 정리된 사진만 올라왔었고 심지어 지금은 날라갔네요.)
그러다가 한 번 한 한달전쯤? 전임쌤들끼리 학원 방향성에 대해 논의하시고, A쌤이 회의에서 나온 사항을 저한테 말해주셨어요. 쌤께는 아무도 불만사항 없으신데 딱 하나만 주의해달라고 하시면서,
1. 데시벨을 낮춰주세요.
2. 전에 이런 식으로 지도하시던데 (인체관련이었던 걸로 기억) 초중등은 그렇게 안 가르치거든요. 그래서 이거에 대해서 제가 안내를 안 드렸었으니까, 이걸 다음주 금요일에 알려드릴테니 1시간 일찍 뵈어요.
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이때 속으로 너무 기분이 좋았죠 근무하면서 혼란스러웠으니까.
그렇게 다음주에 한시간 일찍 나갔습니다.
일찍 가보니 A쌤은 원장쌤과 원장실에서 대화를 하고 계셨고, 제가 온 걸 보셨음에도 나오지 않으셨어요.
그래서 저는 그냥 이야기가 길어지나보다, 싶어서 기다렸는데 30분이 지나도 안 나오시는 거예요.
잠깐 40분쯤 지나서 나오셔서 제가 A쌤을 부르니까 잠시만요. 하고 다시 들어가셨습니다. 그렇게 한시간은 당연히 지났고 정규 수업 시간이 되어서 저도 교실로 들어갔어요.
그렇게 퇴근시간이 되고 A쌤이 제게 오셔서 저 쌤 사실 뭐 말씀드릴려고 했었는지 까먹었다면서 웃으시는 겁니다. 굳이 중요한 것도 아니었던 것 같다, 회의도 길어지고 애들도 많아서 다음주도 이러면 그냥 시간되는 나중에 말씀드리겠다고 하셨고 지금까지 얘기 안 하셨어요.
그 땐 저도 너무 피곤하고 해서 네 괜찮아요 하고 넘겼었어요…
그렇게 근무를 하다가…
이번주 금요일에 출근을 했고, 저는 여느때처럼 초중등반, 예비반, CG반 전부 돌면서 근무를 했습니다.
미술학원 특성 상 학생들이 본인의 그림을 잘 그리고 있으면 당연히 뜨는 시간이 생겨요. 무한정 걸어다닐 수도 없는 노릇이고요. 그럴 땐 보통 A쌤은 A쌤자리에서 개인작 작업하시거나 업무 보시더라고요. (로비로 안 나오심)
저는 보조니까 그런 시간이 생기면 로비에 물 마시러 나가거나 애들이랑 수다 떨거나 합니다.
여기서 학원 문화를 설명하자면, 제가 로비에 계신 실장쌤과 사적으로 친해서 물 마시러 나가거나 하면 가끔 대화를 하기도 해요. 원장쌤이나 다른 전임쌤들도 이건 마찬가지시고, 저희 학원은 이런 시간마다 나와서 실장쌤과 수다 떨고 다시 교실 들어가고 하는 게 되게 당연한 학원이예요. (이렇게 적고보니 이상한데 교실에 있는 시간이 당연히 더더더 많아요, 로비에 나와봤자 한 1-2분…)
저는 데시벨 낮춰달라는 오더 때문에 원래 목소리가 큰 인간이라 쉬는 시간 10분에도 교실에 있기보다 밖에 나와서 실장쌤이랑 수다 떨고 들어가거나 합니다.
여튼 다시 돌아와서, 금요일은 B쌤과 원장쌤이 늘 2시간 일찍 퇴근하세요. 저한테 예비반을 맡기시고요;;
저도 퇴근하시면서 또 부탁하고 가시길래 교실 이곳저곳 다니면서 일 열심히 했습니다. B쌤이 담당하시는 예비반은 체육대회로 고등 인원이 2명이었어요. 그래서 A쌤 교실에 주로 있었습니다. 쉬는 시간 10분과 중간중간 잠깐씩 실장쌤이랑 대화도 당연히 늘 그랬듯이 했고요… 인원이 적어서 뜨는 시간들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퇴근시간이 됐는데 A쌤이 제게 와서
쌤한테 B쌤이 전부 맡기고 가신거냐, 고등반에 인원이 없으면 다른 반도 많이 돌아주시면 좋겠다.
라고 하시는 겁니다.
그런데 저는 너무 새삼스러운 겁니다. 무슨 소리지? 이미 전부 다 돌고 있는데? 싶어서 습관적으로 아.. 네! 라고 대답했다가, 엘베 내리면서 재차 여쭤봤습니다.
제가 하던대로 하면 된다는 말씀이시죠? 라고요.
그랬더니 아 그것도 맞는데, 원랜 제가 CG반을 안 들어가는 게 맞는데 (이것도 이해가 안 됐음) 오늘 이상하게 사람이 없어서 들어가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많이 돌아주시면 좋을 거 같아요.
라고 하셨습니다.
이게 무슨 소리지 싶었던게, CG반에 있는 초딩이 절 굉장히 좋아해서 걔가 절 많이 찾기 때문에 오늘 교실 자체도 많이 들어갔을 뿐더러 뭐 제가 들어가고 말고를 떠나서
CG반 애들은 전부 A쌤을 찾고 A쌤의 컨펌을 받는 애들인데 원랜 안 들어간다니요…? 이게 무슨 소리지 싶었어요. 심지어 몇 주 전에 지하철역에서 우연히 마주쳐서 잠깐 학원 얘길 했었는데, 그 때 바빠서 오늘 CG반도 못 들어가봤다고 얘기하셨었거든요. 이 말은 원랜 CG반을 들어가야 한단 소리 아닌가요? 앞뒤가 맞지 않아 혼란스러웠지만…
여튼 수고하셨어요 쌤들 하고 헤어지는 분위기에 저도 그냥 힘들어서 인사하고 집 왔습니다.
그 다음 날도 출근해서 근무했고, (토요일은 실장쌤이 안 나오시는 날이라 로비에도 아예 안 나갔음)
퇴근 시간이 되었습니다.
학생들 나가면서 A쌤, B쌤, 저, 다른 보조쌤 이렇게 모여있었어요. 근데 갑자기 B쌤이 교실에서 나오시면서, 제 어깨를 치시면서
쌤 어제 로비에만 계셨다면서요? 그러시면 안됩니다~ ㅋㅋ 하고 웃으시는 겁니다.
처음엔 무슨 소린지도 못 알아듣고 네? 로비요? 여기요?? 이랬는데, 네. 여기 로비에만 계셨다던데? 하시는 겁니다.
그러고 상황 파악이 됐죠. B쌤이랑 A쌤이랑 둘이 사적으로 굉장히 친하시거든요. (서로 반말 씀, 10년지기 사제관계)
뒤에서 내가 로비에만 있었다고 얘길 했구나.
그냥 일단 아, 넵… 하고 가만히 서있었습니다.
그러고 B쌤이 갑자기 교실로 다시 들어가셨고, A쌤이 당황하신 눈초리로 절 보면서
지금 굉장히 이상한 대화를 들은 거 같은데, 일단 가장 잘못한 건 저한테 말도 안 하고 가는 B쌤이라서 제가 아까도 B쌤한테 엄청 뭐라 했거든요? (근데 이것도 뭔 말인지 이해가 안되는게 금요일날 저한테 맡기고 빨퇴하신건 이미 몇달째 그래옴)
제가 어제 이상하게 회전이 안되는 거 같아서 생각을 해봤는데, 쌤이 저한테 서포트가 되어주셔야 하는데 서포트가 안 되는 거 같다, 솔직히 로비에 계신게 아무리 쉬는 타이밍이라도 좋게 보이지 않는다, 쉴 때도 로비 말고 애들이랑 계시거나 하시면 좋겠다. 사실 알잘딱이라는 단어 저도 너무 애매하고 싫어하는데 알잘딱해주시면 좋겠다.
라고 하셨습니다.
일적인 오더, 설명도 한 번도 받지 않고 3개월동안 처음보는 애들이랑 친해지느라, 가르치느라 고생하고 A쌤 B쌤 눈치 보느라 애먹었던 세월이 눈앞에서 지나가더군요…
무엇보다 제가 속상한 건 전에 1시간 사건이랑 이번 일의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겁니다.
제가 서포트를 잘해주길 원하시면서 알아서 하길 원한다는 말은 무슨 소린지 모르겠고요…
일단은 그때 헤어지는 분위기라 또 그냥 인사하고 일단 집을 갔습니다. 여기까지가 이번주 토요일에 있었던 일이고, 오늘도 저는 출근을 해야 합니다. (월,금,토 나감)
요지는
1. 제가 기분나쁘고 스트레스받은 게 정상인지 아니면 그냥 제가 예민한 거고 제가 실수한 게 맞는 건지
2. 원장쌤에게 이 사실을 말씀드릴지
3. 그만둘것인지
입니다.
1은 그냥 스트레스에 제가 메타인지가 안되는건가 싶어서 객관적인 판단이 필요합니다. 부디 부탁드려요 ㅠㅠ
현재 저는 가정 상황이 여의치 않아서 대학을 다니며 제가 제 생활비를 전부 벌어야 합니다. 그렇기에 알바가 필수예요. 중간중간 투잡도 뛸만큼 빠듯해요.
그런데 대학과 스케쥴 조율이 잘 되는 학원 알바의 특성이 좋고, 무엇보다 집과 가깝습니다. (지하철 15분 거리에 만화학원이 있다는 건 행운입니다.)
그래서 이 직장을 이 일로 그냥 놓는 게 맞는지도 모르겠고요…
원장쌤은 제가 일을 잘하니까 자꾸 전임이 하는 일들도 시킬려고 하셨을 정도로 좋게 봐주시기도 했어요…
그래서 제가 고민하는 건
1. 관두진 않고 말만 드려볼지
2. 관둔다고 말하면서 이 말씀을 드려볼지
3. 아예 함구하고 넘어갈지
세가지 선택지네요.
일단 말씀을 드리고 말고는 제가 기분 나쁜 게 맞는 건지 객관적인 판단이 우선되어야겠죠 ㅎㅎ
그리고 저는 개인적으로 지금 말씀을 안 드리고 넘어가면, 그냥 퇴사할 때까지 함구하는 게 맞는 거 같단 생각이 들어요. 왜냐하면 그 때 가서 얘기하면 왜 지금 얘기했냐고 책잡힐 게 뻔하니까요…
부디 좋은 판단 부탁드립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2개의 답변이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