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충흔 전문가입니다.
비가 내리기 직전이나 비가 올 때 나는 특유의 비 냄새와 몸이 무거워지는 현상은 기분 탓이 아니라 기압, 습도, 호르몬의 변화가 인체와 환경에 미치는 실제적인 과학적 현상입니다.
우선 비 냄새는 식물과 대지가 만들어내는 화학 반응입니다. 비가 오기 전 오랜 건조기 동안 식물들이 발산한 기름 성분이 바위나 흙에 축적되는데, 빗방울이 지면에 부딪힐 때 이 성분들이 미세한 입자가 되어 공기 중으로 피어오릅니다. 여기에 토양 속 박테리아가 사멸하며 배출하는 지오스민이라는 화합물이 빗방울의 충격으로 대기 중에 함께 방출됩니다. 인간의 후각은 이 물질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여 비 특유의 상쾌하면서도 퀴퀴한 흙내음을 맡게 됩니다.
어르신들이 무릎이 시리다고 하거나 몸이 찌푸둥해지는 현상은 기상 변화에 따른 기상병의 일종입니다. 비가 오면 대기압이 낮아지는 저기압 상태가 됩니다. 평소 우리 몸은 외부 기압과 내부 압력의 균형을 유지하는데, 외부 기압이 낮아지면 상대적으로 관절 내부의 압력이 높아집니다. 이로 인해 관절을 감싸는 조직이 부풀어 오르며 주변 신경을 자극하게 됩니다. 특히 관절염이 있거나 노화로 연골이 약해진 어르신들은 이 압력 변화를 민감하게 받아들여 통증을 더 크게 느낍니다.
여기에 습도가 높아지면 체내 수분 배출이 원활하지 못해 관절 주변 근육이 경직되고 피로가 쌓입니다. 또한 비가 와서 날이 흐려지면 일조량이 줄어들어 낮에도 수면을 유도하는 멜라토닌 호르몬 분비가 늘어나고, 기분을 좋게 만드는 세로토닌은 줄어들어 젊은 사람들도 유독 몸이 무겁고 의욕이 떨어지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