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의 감기 후 기도과민성 기침이 자연히 가라앉는 시점에 새 감기가 겹치면서 기침 양상이 바뀐 것으로 보는 게 더 맞습니다. 감기 뒤에는 기관지 점막이 예민해져 찬공기, 연기, 말 많이 하기, 노래 같은 자극에 마른기침이 오래 남을 수 있습니다. 이런 감염 후 기침은 보통 3주에서 8주 사이를 말하지만, 일부는 3개월 이상 지속되기도 합니다. (이전에도 질문주셨듯이 정말 오래 가네요 ㅠ)
최근에는 새 감기 때문에 가래가 생기고, 가래를 배출하면서 목과 기관지 자극이 줄어든 느낌이 났을 가능성이 큽니다. 가래가 나오면서 “막힌 게 풀리는 느낌”은 있을 수 있지만, 새 감기가 기존 마른기침을 치료했다기보다는 기존 기도 염증이 회복되는 과정과 새 감기의 분비물 배출이 겹쳐서 그렇게 느껴진 것으로 해석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다만 10주째 기침이면 의학적으로는 만성기침 범주에 들어갑니다. 성인에서 8주 이상 지속되는 기침은 감기 후 기침 외에도 후비루, 천식 또는 기침형 천식, 위식도역류, 흡연, 약물, 만성기관지염 등을 확인해야 합니다.
이번 감기 증상이 가라앉으면서 기침도 확실히 줄고 있다면 며칠에서 2주 정도는 지켜볼 수 있습니다. 다만 2주 뒤에도 기침이 계속되거나, 누런 가래가 오래 지속되거나, 숨참, 흉통, 발열 재발, 피 섞인 가래, 체중 감소가 있으면 흉부 엑스레이와 폐기능검사를 포함해 진료를 보시는 게 좋습니다. 흉부 엑스레이는 만성기침에서 폐렴이나 종양 같은 중요한 원인을 배제하는 데 쓰일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감기로 감기를 치료한 것은 아니지만, 기존 감기 후 마른기침이 회복되는 시점에 새 감기와 가래 배출이 겹치면서 좋아진 것처럼 느껴질 수는 있습니다. 지금 좋아지는 방향이면 무리하지 말고 찬공기, 연기, 음주, 과도한 발성은 당분간 피하시는 편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