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와 고양이를 키우는데 둘이 너무싸워요. 어떻게 하면 친하게 지낼수 있을까요?

작년에 고양이를 입양해서 키우고 있는데 혼자 있는게 너무 외로워 보여서 이번에 아기 강아지를 또 입양을 했습니다. 그런데 둘이 같이 있으면 서로 싸우고 물어 뜯고 장난이 아닙니다. 혹시 강아지와 고양이를 키우는 선배님들은 둘의 사이를 친하게 만들려면 어떻게 하는게 좋을까요?

3개의 답변이 있어요!

  • 안녕하세요. 임형준 수의사입니다.

    강아지와 고양이는 처음부터 친하게 지내는 경우도 있지만, 생각보다 많은 경우에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특히 고양이가 먼저 살고 있던 집에 아기 강아지가 새로 들어온 상황이라면 고양이 입장에서는 자신의 공간에 낯선 동물이 갑자기 들어온 것이기 때문에 예민해질 수 있습니다.

    지금 둘이 만나자마자 싸우고 물어뜯는다면 당분간은 “친해지게 하려고 같이 두는 것”보다 “싸우지 않게 분리해서 좋은 기억을 쌓는 것”이 먼저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공간 분리입니다. 고양이에게는 강아지가 절대 들어오지 못하는 방이나 높은 캣타워, 숨숨집 같은 안전한 공간이 꼭 있어야 합니다. 고양이는 도망갈 곳이 없다고 느끼면 더 공격적으로 변할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둘을 직접 마주치게 하지 말고 문이나 안전문을 사이에 두고 서로 냄새와 소리에 익숙해지게 해주세요. 서로를 보거나 냄새 맡았을 때 간식을 주면 “상대가 나타나면 좋은 일이 생긴다”는 기억을 만들 수 있습니다.

    강아지는 아직 아기라서 놀자는 마음으로 달려들 수 있지만, 고양이에게는 그 행동이 위협으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강아지가 고양이에게 달려들거나 쫓아가려 할 때는 바로 멈추게 하고, 앉아나 기다려 같은 쉬운 훈련으로 방향을 바꿔주는 것이 좋습니다.

    절대 “둘이 알아서 서열 정하겠지” 하고 방치하면 안 됩니다. 특히 고양이는 발톱으로 강아지 눈을 다치게 할 수 있고, 강아지는 장난으로 물어도 고양이에게 큰 스트레스가 될 수 있습니다.

    같이 있는 시간은 아주 짧게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처음에는 몇 초에서 몇 분 정도만, 서로 흥분하지 않고 지나가면 바로 칭찬하고 분리해 주세요. 싸움이 나기 직전까지 두는 것보다, 평화로울 때 끝내는 것이 훨씬 중요합니다.

    친해지는 목표도 너무 높게 잡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꼭 붙어서 자고 같이 노는 사이가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서로 쫓지 않고, 각자 공간에서 편하게 지내고, 같은 방에 있어도 긴장하지 않는 정도면 성공적인 합사입니다.

    정리하면 지금은 친하게 만들려고 붙여두기보다, 고양이의 안전 공간을 확보하고, 강아지가 쫓지 않도록 훈련하며, 짧고 긍정적인 만남을 반복하는 것이 좋습니다.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지만 서두르지 않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채택된 답변
  • 안녕하세요. 박주찬 수의사입니다.

    강아지를 분양받으신지 얼마 되지 않은 경우에는 서열이 정해질 때까지 계속 싸움이 날 것입니다. 그 기간을 버텨야 하지만 너무 싸움이 심해져서 상처가 심해지거나 하는 경우라면 당분간 격리해주시는 것이 나을 것 같습니다.

  • 안녕하세요. 이동진 수의사입니다.

    지금 두 녀석이 싸우고 물어뜯는 것은 '언어의 장벽'과 '나이(에너지)의 차이' 때문에 발생하는 아주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특히 고양이는 이미 성묘(작년 입양)인데 새로 온 아이는 천방지축 아기 강아지라, 고양이 입장에서는 엄청난 스트레스일 수 있습니다.

    당장 분리하고 '재합사' 프로세스 시작하기

    지금처럼 계속 부딪히게 두면 서로에게 평생 트라우마가 되거나 크게 다칠 수 있습니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공간을 완벽히 분리해 주세요.

    • 1단계: 냄새 교환 (방 분리)

    • 서로 보이지 않는 독립된 방에 격리합니다.

    • 강아지가 쓰던 방석이나 장난감을 고양이에게 주고, 반대로 고양이 물건을 강아지에게 주어 서로의 냄새에 익숙해지게 하세요. 냄새를 맡을 때 맛있는 간식을 주면 '이 냄새 = 좋은 것' 공식이 성립됩니다.

    • 2단계: 문틈/안전문 사이로 대면

    • 냄새에 거부감이 없어지면 안전문을 사이에 두고 얼굴을 보여줍니다.

    • 서로를 바라보며 얌전하게 있으면 폭풍 칭찬과 함께 간식을 줍니다. 만약 강아지가 짖거나 고양이가 하악질을 하면 즉시 가림막으로 시야를 차단하세요.

    • 3단계: 짧은 만남과 통제

    • 안전문 없이 만날 때는 강아지에게 반드시 목줄(리드줄)을 착용시키세요. 아기 강아지는 흥분 조절이 안 되기 때문에 고양이에게 돌진하는 것을 보호자가 물리적으로 제어해 주어야 합니다.

    고양이만을 위한 '수직 공간' 확보 (가장 중요)

    강아지는 평면(바닥)을 지배하지만, 고양이는 입체(높은 곳)를 지배합니다. 고양이가 언제든 강아지의 귀찮은 장난을 피해 도망갈 수 있는 탈출구가 필수적입니다.

    • 캣타워, 캣폴, 혹은 높은 가구 위를 비워두어 강아지가 절대 닿을 수 없는 고양이만의 '안전 기지'를 만들어주세요.

    • 고양이 밥그릇과 화장실도 강아지가 건드릴 수 없는 높은 곳이나 격리된 공간에 두셔야 합니다. (강아지가 고양이 똥을 먹거나 사료를 뺏어 먹으면 고양이가 극도로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강아지의 넘치는 에너지를 먼저 빼주기

    아기 강아지가 고양이를 물어뜯고 귀찮게 구는 이유는 악의가 아니라 "나 지금 심심해! 나랑 놀자!"라는 에너지 과잉 때문입니다. 반면 고양이는 정적인 동물이라 이 에너지를 감당하기 힘듭니다.

    • 고양이와 만나게 하기 전에, 보호자님이 강아지와 터그놀이, 노즈워크, (접종이 끝났다면) 산책을 통해 강아지의 에너지를 70% 이상 방전시켜 놓으세요.

    • 강아지가 노곤노곤하고 차분해진 상태에서 고양이를 만나야 투닥거림이 훨씬 줄어듭니다.

    언어의 차이를 이해하고 중재하기

    두 동물의 언어는 정반대입니다. 이를 보호자가 알고 중간에서 중재해야 합니다.

    강아지는 좋다고 꼬리 흔들며 다가가 앞발로 치는데, 고양이는 이를 '공격'으로 오해해 냥펀치를 날릴 수 있습니다. 강아지가 고양이에게 너무 무례하게 다가가면 보호자가 엄하게 "기다려" 또는 "안 돼"를 하고 주의를 다른 곳(장난감)으로 돌려주셔야 합니다.

    고양이를 '서열 1위'로 대우해 주세요. 밥을 줄 때도, 간식을 줄 때도, 집에 돌아와 인사를 할 때도 무조건 고양이 먼저 챙겨주셔야 고양이의 질투와 스트레스가 줄어듭니다.

    유튜브나 SNS에 나오는 '정답게 껴안고 자는 댕냥이'는 정말 오랜 시간과 노력이 만들어낸 기적 같은 장면이거나 타고난 성격인 경우가 많습니다. 당장 베프가 되길 기대하기보다는, 서로 소 닭 보듯 모른 척 평화롭게 지내는 것을 1차 목표로 삼고 천천히 진행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