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김원태 전문가입니다. 에드바르 뭉크의 비명에서 인물과 배경이 찌그러지고 하늘이 강렬한 주황·붉은색으로 표현된 것은, 실제 풍경을 그대로 재현하기보다는 자신이 느낀 불안과 공포를 풍경 전체에 투영한 것으로 보는 것이 가장 자연스럽습니다. 뭉크는 당시 산책 중 붉게 물든 하늘을 보고 갑자기 강한 불안을 느꼈고, 일기에 자연을 관통하는 거대한 비명을 느꼈다고 기록했습니다.
그래서 화면의 곡선은 하늘과 물, 인물의 윤곽까지 물결치듯 휘어지면서 마치 주변 세계 자체가 흔들리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반면 다리의 난간은 직선으로 강하게 뻗어 있어서, 곡선으로 뒤틀린 자연과 대비됩니다. 이런 선의 충돌이 화면에 불안정하고 긴장된 느낌을 만들어냅니다.
주황색과 붉은 하늘 역시 실제 노을을 정확하게 그린 것이라기보다는 뭉크가 경험한 감각을 강조한 것입니다. 뭉크 자신이 그때의 하늘을 피처럼 붉게 느꼈다고 기록했기 때문에, 색을 현실보다 훨씬 강렬하게 바꾸어 자신의 심리적 경험을 표현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재미있는 부분이 하나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제목 때문에 가운데 인물이 비명을 지르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뭉크 미술관은 그 인물이 실제로 비명을 지르는 것인지, 아니면 자연에서 들려오는 비명에 반응하고 있는 것인지 확정할 수 없다고 설명합니다. 뭉크가 남긴 글에서는 오히려 자연 전체에서 비명을 느꼈다고 표현합니다.
쉽게 말하면 현실의 풍경을 그린 것이 아니라, 불안한 사람이 바라본 세계를 그린 것입니다. 그래서 사람도 찌그러지고, 하늘도 뒤틀리고, 색도 비현실적으로 강해진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