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수민 전문가입니다.
그래핀 속 탄소 원자는 각자 이웃 원자 셋과 손을 잡고 평면 위에 육각형 벌집 모양으로 늘어서 있어요. 이때 만들어지는 결합은 두 원자가 전자를 공유하는 공유결합인데, 다이아몬드에 버금갈 만큼 자연에서 가장 단단한 결합 중 하나예요. 강철은 금속 원자들이 느슨하게 뭉친 결정이라 결정 경계나 원자 배열이 어긋난 결함에서 먼저 미끄러지고 끊어져요. 반면 결함 없는 그래핀 한 층은 약한 틈이 없으니 이 강한 결합을 하나하나 직접 끊어내야 해요. 강철보다 수백 배라는 건 같은 두께로 비교했을 때의 인장 강도 이야기이고, 실제로 넓게 만든 그래핀은 결함과 경계 때문에 이 값이 한참 낮아져요.
전도성은 남는 전자 하나에서 나와요. 탄소는 바깥 전자가 넷인데 셋은 이웃과 결합에 쓰고, 남은 하나는 평면 위아래로 퍼진 궤도에 머물며 옆 원자들의 전자와 이어져요. 그래서 이 전자들은 특정 원자에 묶이지 않고 층 전체를 자유롭게 오가요. 게다가 그래핀 속 전자는 질량이 없는 입자처럼 움직여서 잘 부딪히지 않고 빠르게 흘러요.
그런데 전기를 끊는 문턱인 밴드갭이 없어서 반도체 스위치로 쓰기엔 어려움이 있어요. 제가 박막 연구하던 시절에도 그래핀은 성질보다 대면적으로 결함 없이 만드는 공정이 늘 발목을 잡았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