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학적으로 궁금한건데 물어봅니다

성별

남성

나이대

30대

아기들은 탯줄로 영양분을 섭취하는데, 그리고 그 탯줄은 우리 배꼽에 연결되어있었고..

그말인 즉슨 배꼽은 우리가 예전에 사용하는 입이라고 보면될까요?

1개의 답변이 있어요!

  • 안녕하세요. 임계홍 의사입니다.

    탯줄을 통해 영양분을 공급받았던 과거를 생각하면 배꼽이 마치 입의 역할을 했던 것처럼 느껴지는 것은 매우 흥미롭고 과학적인 통찰입니다. 생물학적으로 배꼽은 단순한 구멍이 아니라, 엄마와 태아를 이어주던 생명 유지의 통로였기 때문입니다.

    내 생각에는 배꼽을 '입'이라고 부르기보다는, 성인의 '소화기계' 전체가 수행하는 기능을 태아 시절에는 탯줄이라는 하나의 통로가 대신해주고 있었다고 보는 것이 훨씬 정확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관계를 조금 더 자세히 풀어서 설명해 드립니다.

    탯줄은 소화기관인 입, 식도, 위, 장의 역할을 대신하는 복합적인 통로였습니다. 우리가 지금 입으로 음식물을 섭취하고 소화기관에서 이를 분해해 혈액으로 흡수시키듯, 태아는 탯줄의 혈관을 통해 엄마의 혈액에서 직접 포도당과 아미노산 등 영양분과 산소를 전달받았습니다. 즉, 탯줄은 영양을 섭취하는 입인 동시에, 이를 흡수하는 장의 기능까지 한꺼번에 수행했던 셈입니다.

    또한 배꼽이 입과 다른 결정적인 차이는 '찌꺼기의 처리'입니다. 우리가 입으로 먹고 대변으로 배설하듯, 태아 역시 탯줄을 통해 노폐물을 엄마의 혈액으로 돌려보내 엄마의 신장과 폐를 통해 배설했습니다. 탯줄은 단순히 먹기만 하는 입이 아니라, 영양 공급과 노폐물 배출이 동시에 일어나는 고도의 순환 시스템이었습니다.

    우리가 태어난 직후 탯줄을 자르는 순간, 그동안 입과 장, 그리고 배설기관이 따로 분리되어 있지 않고 탯줄 하나로 통합되어 있던 시스템이 각자의 독립적인 기관으로 분리됩니다. 그 결과로 남은 흔적이 바로 현재의 배꼽입니다. 따라서 배꼽은 생물학적으로 '입'이라기보다는 우리가 엄마 뱃속에서 독립적인 생명체로 자라나기 위해 가졌던 '통합 생명 유지 장치의 연결 부위'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배꼽은 태어나는 순간 더 이상 영양을 공급받지 않게 되었지만, 역설적으로 그 자리가 있었기에 우리가 엄마와 연결되어 생명 활동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혹시 생물학적으로 태아 시절의 영양 공급 체계가 탯줄에서 각 기관으로 분리되는 과정 자체에 대해 더 궁금한 점이 있으신가요, 인체의 구조는 이렇게 한 단계씩 기능을 분리하며 성장해 나가는 과정이 매우 경이롭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