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상담
식후 급박변과 끈적이는 설사, 담즙산 흡수장애(BAM)일까요?
성별
남성
나이대
30대
안녕하세요. 30대 중반 현직 간호사입니다.
3년 넘게 지속되는 만성적인 배변 문제로 일상생활과 업무에 지장이 커서 전문가분들의 조언을 구합니다.
1. 주요 증상 및 양상
빈변: 하루 평균 5회 이상 소량씩 자주 화장실을 갑니다.
식후 급박변: 특히 기름진 음식(삼겹살, 튀김 등)을 먹으면 1시간 이내에 참기 힘든 급박변 신호가 옵니다.
변의 점도: 수양성 설사는 아니지만 변이 매우 무르고, 점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아 화장지로 닦아도 잘 닦이지 않아 뒤처리가 매우 힘듭니다. 변기에 변이 묻어 잘 내려가지 않는 경우도 잦습니다.
변의 색상: 주로 노란색(황색)을 띱니다.
동반 증상: 복통은 거의 없으나 가스 팽만감이 심합니다. 자다가 깨서 설사를 하는 야간 증상은 없습니다.
2. 과거력 및 검사 이력
대장내시경: 3년 전 시행 시 용종3개 이외 정상이었습니다
기타: 건강검진 시 담낭에 작은 낭종(Cyst)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직업 특성: 정신과 병동 근무 중이며 교대 근무로 인한 스트레스와 불규칙한 식습관이 있습니다.
3. 궁금한 점
제 증상이 전형적인 담즙산 흡수장애(Bile Acid Malabsorption) 가능성이 높은가요?
3년 전 내시경이 정상이었어도 크론병이나 베체트 장염 같은 염증성 장질환(IBD)의 초기 증상일 가능성도 염두에 두어야 할까요?
병원 방문 시 '분변 칼프로텍틴' 검사 외에 담즙산 설사를 확진할 수 있는 다른 검사가 있을까요?
퀘스트란(콜레스티라민) 같은 약물을 진단적 치료 차원에서 처방받아 보는 것이 도움이 될까요?
1개의 답변이 있어요!
정리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현재 증상 양상은 담즙산 설사(bile acid diarrhea, 담즙산 흡수장애)에 비교적 합치됩니다. 기름진 음식 섭취 후 1시간 이내 급박변, 황색의 무른 변, 수양성까지는 아니지만 점도가 높고 변기 부착이 심한 변, 복통은 경미하고 가스 팽만이 주증상이며 야간 설사가 없다는 점은 기능성 설사보다는 담즙산 과다 유입에 의한 대장 자극 패턴과 잘 맞습니다. 특히 담즙산 설사는 과민성 장증후군-설사형과 임상적으로 매우 유사하지만, 식후 특히 지방 섭취 후 증상 악화가 뚜렷한 경우 의심도가 높아집니다.
3년 전 대장내시경이 정상이었다면 크론병, 베체트 장염 같은 염증성 장질환 가능성은 현재 정보만으로는 낮습니다. 복통, 체중 감소, 빈혈, 혈변, 야간 설사 중 하나라도 동반되지 않고, 3년 이상 비교적 안정적인 경과를 보인 점은 염증성 장질환의 전형적인 초기 경과와는 다소 거리가 있습니다. 다만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으므로 분변 칼프로텍틴은 합리적인 1차 선별 검사입니다. 정상 범위라면 활동성 염증성 장질환 가능성은 매우 낮아집니다.
담즙산 흡수장애를 확진하는 검사는 국내에서는 현실적으로 제한적입니다. 표준 검사로는 SeHCAT retention test가 있으나 국내에서는 시행이 거의 불가능합니다. 혈청 C4(7α-hydroxy-4-cholesten-3-one) 또는 FGF19 측정이 대안이 될 수 있으나 역시 접근성이 낮습니다. 그래서 실제 임상에서는 분변 칼프로텍틴으로 염증성 장질환을 배제한 뒤, 임상 양상에 근거한 진단적 치료(trial of therapy)를 많이 사용합니다. 이는 AGA, BSG 가이드라인에서도 인정되는 접근입니다.
퀘스트란(콜레스티라민)과 같은 담즙산 결합 수지는 진단적 치료로 충분히 고려할 가치가 있습니다. 소량으로 시작하여 반응을 보는 것이 중요하며, 반응이 명확하다면 담즙산 설사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다만 변비, 복부 팽만, 다른 약물 흡수 저해 가능성이 있어 복용 시간 간격 조절이 필요합니다. 최근에는 콜레세벨람(colesevelam)이 내약성이 더 좋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추가로 고려할 점은 교대 근무, 불규칙한 식사, 만성 스트레스가 담즙산 분비 리듬과 장운동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입니다. 담낭 낭종 자체는 현재 증상과 직접적 연관 가능성은 낮습니다.
요약하면, 현 단계에서 가장 합리적인 접근은 분변 칼프로텍틴으로 염증성 장질환을 1차 배제한 뒤, 담즙산 결합제에 대한 진단적 치료 반응을 평가하는 것입니다. 반응이 없거나 경고 증상이 새로 생긴다면 그때 추가 영상검사나 내시경 재평가를 고려하는 흐름이 적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