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상담
창백한꾀꼬리65
우리는 정말 ‘사람’을 선택하는 걸까요, 아니면 그 시기의 ‘나의 상태’를 견디기 위해 누군가를 선택하는 걸까요?
지인과 이야기하다가 인상 깊은 얘기를 들었습니다.
그분은 25살, 사회 초년생 시절
12살 많은 돌싱 남자와 결혼을 하셨다고 합니다.
당시에는
일도 처음이고, 멘탈도 불안정했고,
이 길이 맞는지도 확신할 수 없는 상태였다고 합니다.
삶 전체가 흔들리는 시기였던 거죠.
그때 그 사람은
이미 시간을 먼저 살아낸 사람처럼 보였고,
안정적이고, 능숙하고,
현실적인 조언을 해주는 존재였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를 ‘한 사람’으로 본 것이 아니라,
불안을 잠재워줄 수 있는 구조,
흔들리는 자신을 지탱해줄 수 있는 상태로
느꼈던 것 같다고 하더군요.
“나를 챙겨주고, 안정적이면 괜찮다.”
그렇게 선택한 결혼이었고,
12년의 시간 끝에
결국 그남자가
이미 한 번 무너졌던 방식과 비슷한 이유로
지인은 그 관계를 끝내게 되었다고 합니다.
지금 그분은
그때 그 남자의 나이가 되었고,
그제야 ‘특별함’이라 믿었던 것들이
사실은 시간과 경험이 만든 결과였다는 걸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비로소 그 시절을 다시 이해하게 된 거죠.
“그 사람이 특별했던 게 아니라,
시간이 지나면 누구나 알게 되는 것들이었다.”
돌이켜보면
그때 내가 보았던 건
그 사람 자체의 정수가 아니라,
시간과 경험이 빚어낸 결과를
특별함으로 오해한 것이었다는 겁니다.
중요한 건
누가 먼저 그 시간을 살아봤느냐가 아니라,
언젠가 그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온다는 사실이었고요.
그래서 지금 생각해보면
그 선택은 사랑이라기보다
불안을 피하려는 의지,
불확실성을 견디지 못한 상태의 결정이었을지도
모른다고 합니다.
그리고
“실수하고, 헤매고, 모르는 상태로
그 시간을 통과하는 것 자체가 삶이었어요 .”
하셨는데,
저는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정말 ‘사람’을 선택하는 걸까요,
아니면
그 시기의 ‘나의 상태’를 견디기 위해
누군가를 선택하는 걸까요?
어쩌면 우리는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만들어주는
나의 상태를 사랑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불안, 외로움, 안정, 기대…
그 순간의 감정이
선택을 바꾸는 건 아닐까요?
그렇다면
선택의 기준은 상대가 아니라,
그 순간의 나 자신인 걸까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실지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