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수민 전문가입니다.
무거운 것을 위에서 누르면 아치는 그 힘을 곡선을 따라 양옆으로 흘려보내요. 수직으로 내리누르는 하중이 곡선을 타고 내려가면서 비스듬히 미는 힘으로 바뀌고 결국 다리 양 끝의 땅과 기둥이 받아내는 구조죠. 평평한 판이라면 가운데가 아래로 휘면서 판 아랫면이 늘어나는 힘을 견뎌야 하는데 돌은 잡아당기는 힘에 유난히 약해서 금방 쪼개져요. 반대로 눌리는 힘에는 엄청나게 강해요.
아치는 바로 이 성질을 이용한 거예요. 곡선 위의 돌들이 서로를 밀면서 전부 압축만 받게 만들었으니 돌의 약점은 피하고 강점만 쓴 셈이죠. 로마인들이 콘크리트나 철근 없이도 2천 년을 버티는 다리를 지을 수 있었던 비결이에요. 아치 꼭대기에 쐐기돌을 끼우면 하중이 실릴수록 돌들이 더 단단히 맞물리니 무게가 오히려 구조를 조여주는 역할까지 한답니다 :)
그리고 열기관이 일을 하려면 뜨거운 곳에서 차가운 곳으로 열이 흘러야 해요. 물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떨어지며 물레방아를 돌리듯 열도 온도 차이가 있어야 그 흐름에서 일을 뽑아낼 수 있거든요. 문제는 낮은 쪽으로 흘러간 열이에요. 이미 차가운 쪽에 도착한 열은 더 떨어질 곳이 없으니 일로 바꿀 수 없고 그냥 버려지는 거죠. 자동차 배기가스나 발전소 냉각탑에서 나오는 김이 바로 이렇게 버려지는 열이에요.
그럼 차가운 쪽 온도를 아예 없애면 되지 않을까 싶은데 그게 절대영도라서 현실에서는 도달이 불가능해요. 카르노 효율 식을 보면 효율은 두 온도의 차이가 클수록 높아지는데 차가운 쪽이 절대영도가 아닌 이상 100%는 나올 수 없게 되어 있죠. 결국 열의 일부를 버리는 건 기술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자연의 규칙 자체예요. 아무리 정교한 엔진을 만들어도 이 한계만큼은 넘을 수 없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