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째 이어지고 있는 백수생활(정신과 약도 복용하고 있습니다.)에도 하고 싶은 것이 없고 아무것에도 흥미가 없습니다.
1)) 일단 정신과를 다닌지는 거의 2년이 되어 가는 것 같습니다.
그 곳에서 진단 받은 것은 사회공포증과 ADHD인데요.
더 세세하게 말씀 드리자면.. 정신과를 처음 방문 하게 된 계기가 확인 강박으로 인한 불안으로 생활이 너무 힘들어서였어요.
카페에서 알바를 할 때, 음료에 무언가 들어갔진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있었구요, 퇴근 하고서도 제가 체크 못한 것 때문에 불이나거나 가게에 피해를 입힐까봐 불안에 떨면서 밤새 잠을 이루지 못하고 출근하기 전까지 힘들어 했었어요.
뉴스에서 음료에 무언가 잘못 같이 갈아 사고가 일어난 주인공이 내가 될것만 같고, 제가 만든 음료를 먹은 손님이 죽진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2)) 초기 정신과를 방문 했을 때(2년전쯤) 제가 지능이 낮은 것만 같아서, 쉬운 암산도 잘 못하고..(콤플렉스에요. 검색해서 증상을 찾아보니 난산증이 아닐까 싶어요.) 그런 이유로 성인 웩슬러 검사를 했는데 "평균 하" 결과를 진단 받았습니다.
작업기억이 짧다고 하셨어요.
3)) 암산을 못하는 것 때문에, 사회 활동에 나가 사람들에게 민망한 상황이 만들어질까 두려워요.
"그것도 못하냐"라는 등의 말이요.
4)) 다시 태어나면 "의사"가 되고 싶다고 생각을 해요.
의사선생님 분들을 보면, 자기 확신을 가지고 환자에게 약을 처방하기 까지 하니까요.
정신과 방문 초기때는, 전문직 군의 사람들과 나는 같은 사람이지만 다른 세상의 사람이라고 생각했어요.
저 같은 사람은 대화를 나누고 싶지 않은 대상이지 않을까 싶고.. 지금도 드는 생각이지만 그들이 사는 세상이라는 느낌이 있어요.
제가 똑똑하고 싶다는 의지, 소망의 정도의 생각이 기괴하다고 생각 들기도 했는데.. 장기기증을 하고 내가 죽게 된다면 나의 장기를 받은 사람이 나보다 똑똑한 사람이어서, 아니면 똑똑한 사람이여서 제가 그 몸에 이식 되어 제 장기가 살아간다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생각이 들었어요. (현생에서는 불가능 하니까요.)
5)) 3년째 이어지는 백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는 것은 남자친구의 도움이 커요.
나이 차이가 조금 있긴 하지만.. 사회에서 조금 자리 잡아 경제적으로 제 부모님의 눈치를 덜 수 있게 도와주고 있기 때문이에요.
사회에 나가 일 할 자신이 없으니, 블로그를 할까 싶어 카메라를 샀는데요.
지금은 흥미도 없고 진행 하고 있지도 않구요, 그런 생각이 현실적이지 못 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6)) 요즘 하고 있는거라곤 무기력하게 지내는 일상에서 뇌운동이 될 수 있게, 깨어 있을 수 있게 스타벅스에 나가 2-3시간 씩 수학 공부를 하고 있는데요. (초3학년 수학부터 다시 공부해 지금 중1학년 것 맨 앞부분 보고 있어요.)
수학 공부를 하는 건.. 예전에 부모님께서 제게 말씀 하셨던 부분 때문에 아니라는 걸 증명 해내 보이고 싶어서에요.
동네 근처, 그냥 돈 있으면 갈 수 있는 전문대에 갔는데.. 그 곳에서 장학금 받고 다녔지만 (남자친구가 응원 해줘서, 너도 할 수 있어, 해보자라고 격려 해줬어요.) 엄마 께선 순화해서 말하자면 “바보들이 가는 학교”라고 말했거든요.
그래서 제가 수학부터 다른 과목까지 마스터 해서 수능을 다시 보아 제가 갈 수 있는 대학교, 누구나 좋다고 하는 학교에 합격 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는 마음이 있어요.
7)) 남자친구는 천천히 생각해보고, 지금도 잘하고 있다고 하는 공부 열심히 하라고 하는데요.
저는 공부를 하고 싶다고 말하면서도 고작 2-3시간 집중해 하는 공부여서, 대체 뭐하고 있지?, 나 진짜 뭐하려고 이러는거지? 라는 생각이 들어요.
8)) 제 기준 간호조무사,병원의 데스크 일 보는 것, 간호사 등등도 똑똑한 사람들이라고 생각이 들어요.
제 기준 제일이라고 생각 하는 직업은 의사지만요.
하지만 저는 그것조차도 못할 사람이라고 생각이 들어서 앞으로가 너무 막막하고 두려워요.
9)) 그래서 신점을 보아 그분께 제 사정을 말씀 드렸더니 팔자 타령이며 부모탓은 그만 하라고 하셨어요.
스스로의 탓을 하라고요..
최근에도 치과를 다녀왔는데, 치위생사 분이 참 일 하는게 멋있다고 생각하면서.. 제가 우러러 보는 것에 대한 노력을 하기보다는 그저 부러워만 하고 있어서요.
저는 자기 합리화만 하고 지내는 것 같고.. 아무 생각이 안들어요.
10)) 글을 생각 나는대로 적어서… 보게 되시는 분이 잘 이해해서 읽으실지 모르겠어요.
일단 답변 주심에 감사하다는 말씀을 먼저 드리고 싶고.. 그냥 질문 해보고 싶어 올려봅니다.
안녕하세요. 아하의 의료상담 전문의 의사 김민성입니다. 질문해주신 내용 잘 읽어보았습니다.
지금 경험하고 계신 시간들이 무척 힘들게 느껴질 것 같아요. 다양한 고민과 감정들이 마음속에 얽혀 있어서 때로는 방향을 찾기 어려우실 수 있겠습니다. 사회공포증과 ADHD 진단을 받고 나서도 여러 어려움을 겪고 계신다고 들었습니다. 알바 중 느꼈던 확인 강박이나 불안, 잠을 이루지 못했던 밤들을 겪으면서 많은 스트레스와 걱정이 있으셨을 것입니다. 이런 불안들이 일상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겠죠.
지능에 대한 고민과 암산 문제로 인한 민망함이 사회생활에 대한 두려움으로 이어져서 부담스러우실 수 있습니다. 누구나 각자 잘하는 것과 어려워하는 것이 있듯이 조금씩 자신만의 속도와 방법으로 극복해 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의사가 되고 싶다는 꿈과 더불어 전문직에 대한 동경은 앞으로 나아가는 원동력이 될 수 있으니 자연스러운 감정으로 받아들이셔도 좋습니다.
현재 남자친구의 지지 덕분에 일상에서 조금 더 힘을 낼 수 있다는 점은 다행입니다. 블로그나 다른 활동에 흥미가 떨어져서 고민이 되신다 해도, 현재 하고 계신 스타벅스에서의 수학 공부는 머리를 깨우고 자신을 발전시키는 좋은 방법 중 하나입니다. 과거 부모님의 말씀에 대한 반박으로 시작한 공부라고 해도, 이것이 점차 자신을 위한 뿌듯한 시간이 되어가길 바랍니다.
어떤 직업이든 그 안에 있는 사람들은 각자의 노력을 통해 그 자리까지 온 것이기에, 본인이 하고 싶은 것에 대한 노력을 조금씩 시작해보세요. 그 과정이 생각보다 더디고 어렵게 느껴진다면, 그 또한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저의 답변이 궁금증 해결에 도움이 되셨길 바랍니다.
1명 평가안녕하세요. 김수비 의사입니다.
현재 느끼는 무기력함과 흥미 부족은 정신건강 문제와 관련이 있을 수 있습니다. 사회공포증과 ADHD는 일상생활에 많은 영향을 줄 수 있는데, 특히 자신에 대한 기대가 크고 과도한 자아 비판이 심해질 때 이러한 증상이 더욱 두드러질 수 있어요. 자신에게 과도한 부담을 주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합니다. 현재 정신과 치료를 받으며 조금씩 나아가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인 신호이며, 치료와 함께 자기 자신을 조금 더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이 중요해요
또한, 공부나 목표 설정에 대한 부담이 너무 크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자신이 설정한 목표가 너무 높을 경우 불안이나 무기력함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작은 목표부터 차근차근 이루어가며 자신감을 키워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금은 천천히 나아가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인 듯 보여요
너무 큰 변화를 바라는 것보다 자신을 조금씩 받아들이며 나아가면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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