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기 새로 놓으면 이제 물 끓일 일 없겠다 싶으시죠.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컵라면만큼은 커피포트 쪽이 낫습니다.
가정용 정수기 온수는 보통 85도에서 90도 사이로 나옵니다. 모델에 따라 92도까지 뽑히는 것도 있지만 펄펄 끓는 100도는 구조상 안 나와요. 탱크에 미리 데워둔 물을 뽑아 쓰는 방식이라 컵에 담기는 순간 몇 도 더 떨어지기도 하고요.
그래서 아예 안 익는 건 아닌데 딱 3분에는 덜 익습니다. 면 속에 심이 남은 것처럼 꼬들하고 스프가 덜 풀려서 국물이 밍밍하거나 기름이 겉돌아요. 정수기 물로 하실 거면 뚜껑을 꼭 눌러 덮고 4분에서 5분 정도 기다리시고, 컵을 온수로 한 번 헹궈 데운 다음에 본 물을 부으면 온도가 덜 떨어져서 훨씬 낫습니다.
면발 살아있는 걸 좋아하시면 그냥 포트로 끓이시는 게 맞습니다. 라면은 물 온도 차이가 바로 식감으로 드러나는 음식이라서요. 컵라면 하나 때문에 포트를 버리실 필요는 없어요.
그리고 설치 이틀 차라면 처음 며칠은 아침에 온수 냉수 한두 컵씩 흘려보내고 쓰시는 걸 권해요. 배관에 남아있던 물이 빠지기 전에는 물맛이 살짝 밍밍하거나 비릿하게 느껴질 수 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