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수민 전문가입니다.
물 표면에서는 늘 물 분자 일부가 수증기로 튀어나오고, 이 수증기가 밀어내는 압력을 증기압이라고 해요. 온도가 오를수록 분자가 활발해져 증기압도 커지는데, 이 증기압이 물을 내리누르는 바깥 공기 압력과 같아지는 순간 물속 곳곳에서 기포가 생기며 끓기 시작해요. 해수면의 1기압에서는 그 온도가 100도예요.
높은 산에서는 머리 위 공기층이 얇아져 기압이 낮아요. 그만큼 증기압이 덜 올라도 바깥 압력을 이길 수 있어서 낮은 온도에서 끓어요. 대략 300m 올라갈 때마다 끓는점이 1도씩 내려가서 한라산 정상에서는 약 93도, 에베레스트 정상에서는 70도 정도에서 끓어요. 물이 끓어도 온도가 낮아 밥이 설익기 쉬워요.
압력밥솥은 뚜껑을 고무 패킹으로 단단히 막아 수증기가 빠져나가지 못하게 해요. 그러면 솥 안 압력이 1.7~2기압 정도까지 올라가요. 이 압력에서는 물이 115~120도가 돼야 끓어서, 더 뜨거운 물과 수증기로 쌀을 익혀 시간이 줄고 쌀 속 녹말이 잘 풀어져 밥이 찰지게 돼요. 압력이 지나치게 오르면 추나 안전밸브가 열려 증기를 빼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