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 개월에 십 퍼센트면 빠른 편은 맞지만 고장은 아닙니다. 리튬 배터리는 초반 몇 달에 상대적으로 많이 떨어지고 그다음부터 완만해지는 곡선을 그리거든요. 다만 충전기를 꽂아둔 채로 거치해 쓰신다는 부분이 속도를 올린 원인일 가능성이 큽니다.
배터리를 늙게 만드는 건 사용량보다 높은 전압으로 오래 머무는 시간과 열입니다. 백 퍼센트를 계속 유지하면 셀이 높은 전압에 계속 눌려 있는 상태가 되고, 여기에 거치하며 나는 열이 더해지면 마모가 눈에 띄게 빨라집니다. 들고 다니며 쓰는 사람보다 꽂아두고만 쓰는 사람이 더 빨리 닳는 일이 흔한 이유예요.
애플 기준으로 맥북 배터리는 충전 사이클 천 회에서 팔십 퍼센트를 유지하도록 설계돼 있습니다. 그러니 퍼센트보다 사이클 수를 먼저 보셔야 합니다. 옵션 키를 누른 채 애플 메뉴를 열어 시스템 정보로 들어가 전원 항목을 보시면 사이클 수가 나옵니다. 사이클이 몇십 회뿐인데 십 퍼센트가 빠졌다면 사용량이 아니라 보관 상태 문제입니다.
가장 효과가 큰 조치는 충전 상한을 낮추는 겁니다. 최근 맥오에스에는 배터리 설정 안에 충전을 팔십 퍼센트에서 멈추는 옵션이 있습니다. 늘 꽂아두고 쓰시는 환경이라면 이것만 켜도 체감이 달라져요. 그 항목이 없으면 최적화된 배터리 충전이라도 켜두시면 됩니다.
열 관리도 같이 하셔야 합니다. 이불이나 쿠션 위에 올려두면 바닥으로 빠져나갈 열이 갇힙니다. 딱딱한 바닥에 두시고 무거운 작업을 오래 하실 때는 받침대로 살짝 띄워주세요.
반대로 흔한 오해 하나는 가끔 완전 방전을 시켜줘야 한다는 말입니다. 옛날 배터리 이야기이고 지금 리튬 배터리에는 오히려 해롭습니다. 이십에서 팔십 퍼센트 사이를 오가는 게 가장 편한 구간이에요.
마지막으로 표시 자체가 잠깐 튀는 경우도 있으니 며칠 더 지켜보세요. 계속 같은 수치라면 실제 마모가 맞습니다. 이미 빠진 십 퍼센트는 돌아오지 않지만 남은 구간의 기울기는 습관을 바꾸는 것만으로 확실히 완만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