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기준을 하나 정해두고 판단합니다. 수리비가 새 제품 값의 삼분의 일을 넘으면 바꾸고 그 아래면 고칩니다. 다만 이 숫자만으로는 부족해서 두 가지를 더 봅니다.
첫째는 부품입니다. 제조사가 부품을 보유해야 하는 기간이 제품별로 정해져 있고, 그 기간이 지나면 고치고 싶어도 부품이 없습니다. 냉장고나 세탁기 같은 큰 가전은 보통 칠 년 안팎, 소형 가전은 삼사 년 정도예요. 이 기간이 지난 제품은 지금 고쳐도 다음 고장에서 끝날 수 있으니, 수리비를 넣기 전에 부품 재고가 있는지 먼저 물어봅니다.
둘째는 전기요금입니다. 냉장고나 에어컨처럼 하루 종일 돌아가는 제품은 십 년 전 모델과 요즘 모델의 소비전력 차이가 커서, 몇 년 더 쓰려고 낸 수리비보다 전기요금 차이가 더 클 수 있습니다. 반대로 전자레인지나 청소기처럼 잠깐만 쓰는 제품은 효율 차이가 거의 의미가 없어서 고치는 쪽이 이득입니다.
그래서 제 결론은 이렇습니다. 오래 돌아가는 큰 가전은 부품과 효율을 따져 교체 쪽으로 기울고, 잠깐 쓰는 소형 가전이나 구조가 단순한 제품은 최대한 고쳐 씁니다. 특히 고장 원인이 모터나 기판이 아니라 고무 패킹, 벨트, 필터, 전원선처럼 소모품이면 거의 항상 고치는 게 맞습니다.
그리고 요즘은 선택지가 늘었습니다. 공식 서비스에서 기판 교체로 견적이 크게 나온 것도 사설 수리점에서는 부품 단위로 훨씬 싸게 되는 경우가 있어서, 금액이 크게 나오면 두 군데는 물어보고 결정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