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으로 피한다고 알려진 것들부터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가장 널리 알려진 건 복숭아입니다. 복숭아나무가 귀신을 쫓는다는 속설 때문에 제사상에는 올리지 않습니다. 통조림이든 생과일이든 마찬가지로 봅니다.
붉은 팥도 피합니다. 붉은색이 잡귀를 물리친다고 여겼기 때문인데, 그래서 떡을 올릴 때는 팥고물 대신 껍질을 벗긴 거피팥이나 녹두로 만든 흰 고물을 씁니다.
고춧가루와 마늘도 쓰지 않습니다. 붉은색과 강한 향이 같은 이유로 꺼려졌습니다. 그래서 나물은 간장과 소금, 참기름 정도로만 간을 하고 김치도 백김치를 올리는 집이 많습니다.
생선 쪽에도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름이 치로 끝나는 꽁치, 갈치, 삼치는 예로부터 흔하고 값싼 생선으로 여겨 잘 올리지 않았습니다. 비늘이 없는 장어나 메기, 미꾸라지도 피하는 편입니다.
다만 이 부분은 지역차가 큽니다. 경상도 해안 지역에서는 문어나 상어고기를 반드시 올리는 집이 있고, 제주에서는 옥돔이 빠지지 않습니다. 남의 집 기준을 그대로 가져오시면 오히려 어긋납니다.
한 가지 알아 두시면 마음이 편해지실 이야기가 있습니다. 위에 적은 것들은 대부분 유교 예법서에 적힌 규칙이 아니라 민간에서 굳어진 속설입니다. 성균관에서 몇 해 전 차례상 표준안을 내놓으면서, 기름에 지지고 튀긴 전은 굳이 올리지 않아도 되고 음식 종류도 여섯 가지 정도면 충분하다고 밝혔습니다. 홍동백서나 조율이시 같은 말도 옛 예법 문헌에는 나오지 않는 표현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니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복숭아와 팥, 고춧가루와 마늘 정도만 기억하시면 대부분의 집에서 무난합니다. 나머지는 집안마다 다르니 어른께 한 번 여쭤보시는 게 가장 확실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상하지 않고 정갈하게 차리시는 것이 제일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