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날씨엔 진짜 살얼음 동동 뜬 물냉면 한 그릇이 최고죠. 파는 육수 안 쓰고 집에서 할머니 손맛처럼 내려면 고기 육수랑 동치미 국물을 반반 섞는 게 핵심이에요. 먼저 소고기는 양지나 사태를 찬물에 30분 담가 핏물을 뺀 다음, 물에 대파 뿌리, 통마늘, 양파, 통후추 몇 알 넣고 한 시간 정도 푹 끓여 줍니다. 다 끓으면 고기와 건더기는 건져 내고 육수만 체에 밭쳐 기름기를 걷어 낸 뒤 차게 식혀 주세요.
동치미 국물이 있으면 이 고기 육수랑 반반씩 섞고, 없으면 육수만으로도 괜찮아요. 여기에 식초와 설탕, 소금으로 새콤달콤 짭짤하게 간을 맞추는데, 냉면 육수는 차게 식으면 간이 약하게 느껴지니 평소보다 조금 세게 맞춰야 딱 맞습니다. 취향껏 연겨자나 다진 마늘을 아주 조금 풀어 주면 감칠맛이 살고요. 다 만든 육수는 통에 담아 냉동실에 두세 시간 넣어 두면 가장자리에 살얼음이 서걱하게 끼는데, 그때 면을 삶아 찬물에 여러 번 헹궈 사리를 만들고 살얼음 육수를 부은 뒤 오이채랑 삶은 계란, 무김치를 올리면 할머니가 해 주시던 그 시원한 물냉면이 됩니다. 급하실 땐 시판 동치미 한 봉지에 생수와 식초, 설탕만 더해 살얼음 얼려도 꽤 비슷한 맛이 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