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그런 경우가 있습니다. 이를 흔히 간성 당뇨(Hepatogenous diabetes)라고 부르는데, 간경변이나 진행된 만성 간질환이 있는 환자에서 발생하는 당뇨를 의미합니다.
정상적인 간은 혈당을 저장하고 필요할 때 방출하며 인슐린 대사에도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간경변이 진행되면 인슐린 저항성이 증가하고, 췌장의 인슐린 분비도 점차 저하되어 혈당 조절이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일반적인 제2형 당뇨병보다 혈당 변동이 심하고 약물 반응도 떨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다만 "당뇨약으로 혈당을 잡기 어렵다"는 것이 곧 "간 이식을 받아야 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간이식은 간부전, 간암, 반복되는 복수나 간성뇌증 등 간질환 자체가 말기 단계에 이르렀을 때 고려하는 치료입니다. 혈당 조절이 어렵다는 이유만으로 시행하지는 않습니다.
실제로 간성 당뇨 환자들은 경구약만으로 조절이 어려워 인슐린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특히 간경변이 진행된 환자에서는 혈당약 선택에도 제한이 있어 약제를 조정하거나 인슐린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현재 가장 중요한 것은 "간이 얼마나 나쁜 상태인가"를 정확히 평가하는 것입니다. 간경변 의심이라고 하셨는데 실제로 간경변으로 진단받으셨는지, 복수나 식도정맥류가 있는지, 혈액검사에서 알부민·빌리루빈·프로트롬빈 시간은 어떤지 확인이 필요합니다.
또한 자누비아 50mg만 복용 중인데도 혈당이 잘 조절되지 않는다면 내분비내과와 간 전문의(소화기내과)가 함께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인슐린 치료가 가장 안전하고 효과적인 방법일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간이 좋지 않아 생긴 당뇨가 있다고 해서 곧바로 간 절제술이나 간이식이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우선 간 기능 상태를 정확히 평가하고, 현재 혈당 수치와 당화혈색소를 확인한 뒤 당뇨 치료를 조정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오히려 많은 환자들은 간이식 없이도 약물 또는 인슐린 치료로 혈당을 관리하며 지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