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상담

21살 여자인데 갑자기 가슴이랑 배 허벅지 등 없던 곳에 털이 납니다..

성별

여성

나이대

20대

25년 11월쯤 유방 옆으로 솜털이라기엔 조금 진한 털이 나기 시작한 걸 발견했고, 배꼽 밑에도 진한 털이 2개 정도 나기 시작했습니다.

대수롭지 않게 넘겼는데 최근 다시 확인했을 때 가슴 전체로 털이 번져 있고 배도 굵은 털이 5가닥 정도로 늘었습니다. 배 전체에도 갑자기 솜털처럼 넓게 났고, 원래는 털이 얇고 없는 편인데 팔, 허벅지까지도 모량도 많아지고 굵어진 게 눈에 보입니다..

얼마 전 산부인과에서 피검사를 통해 결과를 봤는데 호르몬 수치 및 갑상선 수치가 모두 정상으로 나왔습니다. 기저질환 없고 스테로이드 등 따로 복용하는 약도 없으며, 생리 주기는 규칙적인 편입니다. 지금도 범위가 점점 확산되어서 너무 스트레스받습니다.

스트레스 받는 일들이 많긴했지만 ㅜ 누구나 어느정도 스트레스와 감정 변화는 가지고 산다고 생각하고.. 또 그동안도 입시 스트레스등등 많이 받았었는데도 안그랬는데 스트레스 때문이라기엔 갑자기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싶습니다..
부모님도 털이 많은편이 아니십니다 ㅠ..

1. 검사 수치가 정상인데도 이렇게 단기간에 전신으로 확산되는 특발성 다모증 일까요? 원인이나 의심해 볼 만한 다른 증상명이 있을까요?

2. 내분비내과를 가자니 부담스러운데 이런 증상으로 내분비내과를 가는 분들이 많을아요? 내분비내과말고는 방법이 없을까요? 어떤 검사를 받고 치료를 받을 수 있을까요?

3. 레이저 제모를 안하고 경과를 지켜보는게 맞는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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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개의 답변이 있어요!

  • 꼼꼼하게 경과를 관찰하고 오신 게 오히려 진단에 도움이 됩니다. 단기간에 여러 부위로 확산되는 양상이라면 단순히 체질이나 스트레스로 넘기기엔 좀 더 들여다볼 필요가 있습니다.

    산부인과에서 호르몬 수치가 정상으로 나왔다고 하셨는데, 어떤 항목을 검사하셨는지가 중요합니다. 일반적으로 여성 호르몬 패널만 확인했다면 안드로겐(androgen) 계열, 구체적으로는 총 테스토스테론(total testosterone), 유리 테스토스테론(free testosterone), DHEA-S(부신피질에서 분비되는 안드로겐 전구체), 17-OHP(17-hydroxyprogesterone) 같은 항목들이 빠져 있을 수 있습니다. 이 수치들이 정상 범위 안에 있더라도 수치가 정상 상한에 가깝거나, 피부 쪽 안드로겐 수용체 민감도가 높은 경우엔 수치상 정상이어도 다모증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게 특발성 다모증(idiopathic hirsutism)의 기전이기도 하고요.

    다만 수치 정상이라고 해서 다 끝난 게 아닙니다. 다낭성난소증후군(PCOS)은 생리가 규칙적이어도 배제할 수 없고, 비고전형 선천성 부신과형성증(non-classic congenital adrenal hyperplasia)도 성인기에 다모증으로 처음 발현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드물지만 부신이나 난소 쪽 종양이 안드로겐을 과분비하는 경우도 감별 대상에 들어갑니다. 증상이 단기간에 빠르게 진행 중이라면 이 마지막 경우를 배제하는 게 중요합니다.

    내분비내과 방문이 부담스러우신 마음 이해하는데, 솔직히 말씀드리면 이 증상의 정확한 원인을 찾으려면 내분비내과가 가장 적합한 경로입니다. 산부인과에서도 추가 검사가 가능하긴 하지만, 부신 쪽 호르몬까지 체계적으로 보려면 내분비내과 쪽이 훨씬 넓게 볼 수 있습니다. 받게 될 검사는 앞서 언급한 안드로겐 계열 혈액검사, 필요 시 골반 초음파, 경우에 따라 부신 영상 검사 정도입니다. 무섭게 느껴지실 수 있지만 대부분은 피검사와 초음파로 마무리됩니다.

    레이저 제모는 원인이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하면 효과가 반감됩니다. 안드로겐 자극이 지속되는 동안엔 제모를 해도 다시 나는 속도가 빠르고, 치료 효율도 떨어집니다. 원인을 먼저 파악하고, 치료 방향이 잡히면 그때 제모를 병행하는 게 훨씬 현명한 순서입니다. 지금은 경과를 지켜보기보다는 검사를 먼저 받으시는 쪽을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