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컵 세 컵이면 거의 맞습니다. 다만 여기에 한 가지 함정이 있어서 그것까지 알려 드릴게요.
흔히 쓰는 자판기용 종이컵은 가득 채웠을 때 180밀리리터입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컵 윗부분까지 찰랑찰랑 채우기 어려워서 보통 160밀리리터 정도만 담기게 됩니다. 그래서 세 컵을 따르면 550밀리리터가 아니라 480에서 500밀리리터쯤 들어갑니다. 라면이 매번 짜게 느껴지셨다면 이게 원인일 가능성이 큽니다. 정확히 맞추시려면 세 컵을 붓고 반 컵을 더 넣으시거나, 세 컵을 붓되 컵의 가장자리 바로 아래까지 꽉 채워서 따르시면 됩니다.
생수병 기준이 훨씬 편합니다. 500밀리리터 생수병 하나를 다 붓고 뚜껑으로 한두 번 더 넣으면 550이 됩니다. 뚜껑 하나가 대략 7에서 8밀리리터라 사실 뚜껑은 신경 안 쓰셔도 될 정도이고, 생수병 하나를 그냥 다 부으면 50밀리리터 부족한 셈인데 이 정도는 끓이는 동안 증발량 차이 안에 들어옵니다. 오히려 국물이 살짝 진해져서 좋아하는 분도 많습니다.
한 번만 해 두면 평생 편한 방법도 있습니다. 라면 끓이는 냄비에 계량컵으로 550밀리리터를 한 번 부어 보시고, 물이 닿는 높이를 유성펜이나 손톱으로 표시해 두세요. 그다음부터는 그 선까지만 채우면 끝입니다. 냄비가 작으면 수위가 높고 넓으면 낮아서, 냄비마다 이 선을 기억해 두는 게 종이컵 세는 것보다 훨씬 정확합니다.
마지막으로 실제 맛은 물의 양보다 증발량이 좌우합니다. 뚜껑을 열고 센 불에서 오래 끓이면 물이 확 줄어 짜지고, 뚜껑을 덮으면 덜 줄어 싱거워집니다. 그래서 봉지에 적힌 시간, 보통 사 분 삼십 초를 지키시는 게 중요하고, 두 봉지를 끓이실 때는 물을 두 배가 아니라 1.8배 정도만 잡으시면 딱 맞습니다. 증발량은 개수에 비례해서 늘지 않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