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젤리나 졸리 사례는 BRCA1/2 유전자 변이를 검사받은 뒤, 유방암 발생 위험이 일반 여성에 비해 현저히 높다는 결과를 바탕으로 예방적 양측 유방절제술을 선택한 경우입니다. 단순한 공포에 의한 결정이 아니라, 충분한 유전 상담과 다학제적 논의를 거친 의학적 선택이었습니다.
유전성 암과 관련해서 현재 임상에서 실질적으로 사용되는 검사는 크게 두 가지 축으로 나뉩니다. 하나는 특정 유전자 패널 검사이고, 다른 하나는 일반적인 암 조기검진 프로그램입니다.
유전자 패널 검사 쪽을 말씀드리면, BRCA1/2 외에도 최근에는 ATM, PALB2, CHEK2, MLH1, MSH2 같은 유전자들을 묶어서 보는 다중 유전자 패널(multigene panel testing)이 표준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유방암·난소암뿐 아니라 대장암(린치 증후군), 위암, 췌장암 등과 연관된 변이까지 한 번에 확인할 수 있어서, 가족력이 있는 분들에게 특히 유용합니다. 다만, 이 검사는 무작정 받는 게 아니라 반드시 유전 상담사(genetic counselor) 또는 유전 전문 클리닉을 통해 사전·사후 상담과 함께 진행해야 합니다. 결과 해석이 단순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50대 여성이라는 점에서, 현실적으로 더 즉각적인 도움이 되는 건 국가 암검진 프로그램 + 개인 맞춤 추가 검진의 조합입니다. 국가 검진상 유방촬영술(mammography)은 2년마다 권고되지만, 가족력이 있거나 유방 밀도가 높은 분은 유방 초음파를 추가하는 게 실질적으로 검출률을 높입니다. 자궁경부암, 대장암(분변잠혈검사 또는 대장내시경), 위암 내시경은 이 연령대에서 빠뜨리면 안 되는 항목들이고요.
암의 4명 중 3명 발생이라는 수치는 맥락에 따라 다르게 해석될 수 있어서 조금 짚고 넘어가면, 우리나라 통계청·국립암센터 자료 기준으로 평생 암 발생 확률은 약 36에서 38% 수준(2명 중 1명에 가까움)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4명 중 3명은 다소 과장된 수치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안심할 숫자는 아닙니다.
가족력이 있으실 경우, 우선 가족 중 누가 몇 살에 어떤 암을 진단받았는지를 정리해 두시는 게 좋습니다. 그걸 바탕으로 유전 상담 클리닉 혹은 대학병원 암센터의 고위험군 클리닉을 방문하시면, 검사의 적응증이 되는지 여부부터 체계적으로 평가받으실 수 있습니다. 무조건 유전자 검사부터 받는 것보다 상담을 먼저 거치는 쪽이 훨씬 효율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