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후에 견디기 힘들 정도로 잠이 쏟아지는 현상은 비기허 혹은 비수라고 하여 음식을 소화시켜 전신으로 에너지를 보내는 비계의 운화기능이 약해졌을 때 주로 나타납니다. 특히 당뇨와 혈압약을 복용 중이시라면 식후에 혈당이 급격히 오르내리는 과정에서 췌장과 소화기관에 과부하가 걸려 기운이 식도락에만 집중되느라 뇌와 사지로 갈 에너지가 부족해지는 것이 원인일 수 있습니다. 70대라는 연령대에 오전 3시간의 노동은 젊은 층보다 기력 소모가 훨씬 크기에 오후에는 정기가 허해져 몸을 가누기 힘든 식후 노권상이 겹친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천식약까지 드시고 계신 상황이라면 폐의 기운이 약해 전신의 산소 공급과 기혈 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식후 소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과 습담이 머리를 무겁게 만들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를 비주사말이라 하여 비위가 약해지면 팔다리가 무겁고 정신이 아득해진다고 봅니다. 단순히 잠이 오는 수준을 넘어 일상에 지장을 줄 정도라면 이는 비단 소화의 문제가 아니라 기혈의 생성자체가 부족해진 신호일 수 있습니다. 식사시 탄수화물의 비중을 줄이고 단백질과 채소 위주로 섭취하여 혈당 변화를 완만하게 조절하는 것이 시급하며 식후 바로 눕기보다는 가벼운 산책으로 비위의 기운을 소통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머님의 비기 순환을 돕고 기혈을 보하는 가감팔물탕이나 보중익기탕 계열의 처방이 기력 회복과 식곤증 완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무엇보다 고령의 나이에 노동 후 겪는 과도한 식곤증은 심혈관에 부담을 줄 수 있는 신호이니 더욱 세심한 관찰과 보양이 필요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