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임계홍 의사입니다.
어머님께서 갑작스러운 골절과 입원으로 인해 섬망 증상을 보이셔서 걱정이 무척 많으시겠습니다. 80대 후반의 고령이신 만큼 병원 환경 변화에 따른 심리적, 신체적 충격이 섬망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매우 흔합니다. 질문하신 내용에 대해 의학적으로 확인된 정보를 바탕으로 답변드립니다.
섬망과 치매의 관계 및 예후에 대해 설명해 드립니다.
섬망이 치매로 이어지는지 여부: 섬망 자체가 직접적으로 치매를 유발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고령 환자의 경우 섬망이 나타났다는 것은 뇌의 인지 기능이 환경 변화나 신체적 스트레스에 취약해졌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드물게 섬망이 회복된 후에도 이전보다 인지 기능이 저하된 상태가 유지되거나, 잠재되어 있던 치매가 섬망을 계기로 명확하게 드러나는 경우가 있어 주의 깊은 관찰이 필요합니다.
퇴원 후 섬망 회복: 많은 경우 섬망은 일시적인 증상입니다. 입원이라는 낯설고 불안한 환경, 수술이나 통증, 약물 부작용 등의 원인이 제거되고 퇴원하여 익숙한 가정 환경으로 돌아가면 섬망 증상은 서서히 호전되어 사라지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평소 치매가 없으셨다면 퇴원 후 원인이 해결됨에 따라 다시 평소의 인지 기능을 회복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어머님의 빠른 회복을 위해 보호자분께서 해주실 수 있는 몇 가지 실질적인 관리법입니다.
지남력 유지: 어머님께 현재 계신 곳이 병원임을 부드럽게 말씀해 주시고, 날짜와 시간, 요일을 자주 알려드려 상황을 파악하게 도와주세요.
익숙한 물건 제공: 집에서 보시던 가족사진, 달력, 평소 사용하시던 안경이나 시계 등을 병실에 두어 환경의 낯섦을 줄여주세요.
안정적인 수면 유도: 낮에는 커튼을 열어 햇빛을 쬐게 하고 밤에는 어둡고 조용하게 하여 밤낮의 리듬을 잃지 않도록 해주세요.
충분한 수분 섭취와 영양: 탈수는 섬망을 악화시키는 주요 원인이므로 의료진과 상의하여 충분한 수분과 영양을 섭취하실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섬망은 뇌가 일시적으로 혼란을 겪는 일종의 응급 상태입니다. 의료진에게 어머님의 섬망 증상을 상세히 알리고, 혹시 투여 중인 약물 중에 섬망을 유발할 수 있는 성분이 있는지 상의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어머님께서 퇴원 후에도 인지 기능이 예전처럼 돌아오지 않거나 섬망이 계속된다면, 반드시 신경과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보시길 권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