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뇨 관련하여 제가 잉크 글 쓴 것 있으니 참고하여보시비 바랍니다.
우선 CT에서 아무것도 안 나왔다는 것은 분명히 긍정적인 소견입니다. 신장 종양, 요관 종양, 큰 결석, 신우요관 폐색, 진행된 방광 종양 같은 비교적 큰 문제는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뜻입니다. 다만 육안적 혈뇨가 있었다면 CT가 정상이어도 방광경을 권하는 것은 표준적인 접근에 가깝습니다. 방광 안쪽 점막의 작은 병변은 CT보다 방광경이 더 직접적이고 정확합니다. 유럽 비뇨의학 가이드라인도 혈뇨가 방광암의 흔한 증상이며, CT는 상부요로와 비교적 뚜렷한 병변 평가에 유용하지만 상피내암 같은 평평한 병변은 영상만으로 진단할 수 없다고 설명합니다.
방광경에서 가능한 시나리오는 크게 네 가지입니다. 가장 흔하고 가장 좋은 경우는 방광 안이 정상으로 보이는 경우입니다. 이 경우 CT도 정상이고 방광경도 정상이므로 암 가능성은 많이 낮아지고, 이후 소변검사 추적이나 필요 시 신장내과적 원인 평가로 넘어갑니다.
두 번째는 방광염, 점막 충혈, 작은 혈관성 병변, 출혈 흔적처럼 암이 아닌 염증성 변화가 보이는 경우입니다. 여성에서는 요로감염, 방광 점막 자극, 질 출혈 혼입, 생리 전후, 성관계 후 자극 등으로 육안적 혈뇨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소변배양검사, 항생제 필요 여부, 재검 시점을 정하게 됩니다.
세 번째는 작은 방광 결석, 방광 내 혈관성 병변, 드문 양성 종양 같은 병변이 보이는 경우입니다. CT에서 놓칠 정도로 작거나 위치상 잘 안 보였을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병변 성격에 따라 제거하거나 조직검사를 합니다.
네 번째가 걱정하시는 종양입니다. CT에서 아무것도 안 보였다면 크고 깊게 침윤한 종양 가능성은 낮아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방광 점막 표면에 작게 튀어나온 유두상 종양이나 아주 평평한 상피내암은 CT에서 안 보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CT를 통과했으니 혹시 있어도 매우 미세하거나 표재성일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고는 말할 수 있지만, CT 정상만으로 방광 종양이 완전히 배제됐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방광경은 외래에서 시행 가능한 검사이며, 필요한 경우 의심 부위 조직검사도 가능합니다.
43세, 비흡연 여성이라는 점은 방광암 위험을 낮추는 요소입니다. 그래서 전체 확률만 놓고 보면 최악의 시나리오보다는 정상, 염증, 일시적 출혈, 작은 양성 병변 가능성이 더 현실적입니다. 다만 육안으로 보이는 혈뇨는 현미경적 혈뇨보다 평가를 더 철저히 하는 편이고, 비뇨기과에서 CT와 방광경을 권한 것은 과잉이라기보다 빠뜨리면 안 되는 부분을 확인하려는 의미입니다.
한 가지 더 확인할 점은 이번 CT가 단순 복부 CT인지, 조영제를 쓰고 배설기까지 본 CT 요로조영술인지입니다. 결석만 보려고 찍은 비조영 CT라면 요관과 신우의 점막 병변 평가는 제한적일 수 있습니다. 검사명과 판독지에 CT urography, 배설기, 요관 조영 같은 표현이 있는지 확인해보시면 좋습니다.
방광경까지 정상이라면 그때는 마음을 꽤 놓아도 됩니다. 이후에도 혈뇨가 반복되면 소변검사에서 단백뇨, 원주, 신장기능 이상이 있는지 확인해 신장내과적 원인도 봐야 합니다. 현재 단계에서는 “CT가 정상이라 다행이지만, 육안적 혈뇨의 평가를 완성하기 위해 방광경을 하는 상황”으로 이해하시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