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일상적으로 두 눈을 함께 뜨고 사물을 볼 때는 좋은 쪽 눈, 즉 우안 1.2의 시력으로 본다고 이해하셔도 큰 무리는 없습니다. 뇌가 양쪽에서 들어온 상 중에 더 선명한 쪽을 주로 채택하기 때문에, 글씨를 읽거나 멀리 보는 일은 좋은 눈이 거의 다 담당합니다.
다만 짚어주신 대로 입체감, 즉 양안시(binocular vision)와 입체시(stereopsis)는 손해를 봅니다. 두 눈이 각각 약간 다른 각도에서 본 상을 뇌가 합쳐서 거리와 깊이를 계산하는데, 한쪽 상이 흐리면 이 융합이 제대로 안 됩니다. 계단을 내려갈 때나 주차할 때, 컵에 물을 따를 때처럼 거리 가늠이 필요한 상황에서 미세하게 불편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건, 좌안이 왜 0.2인지를 먼저 따지는 일입니다. 시력 교정에서 핵심은 안경을 썼을 때 얼마나 올라가느냐(교정시력)이지, 맨눈 시력 숫자 자체가 아니거든요. 좌안이 단순한 근시나 난시, 노안 같은 굴절 이상 때문이라면 그에 맞는 도수로 안경을 맞췄을 때 0.8이나 1.0까지 회복될 수 있고, 그렇다면 당연히 좌안에도 도수를 넣어 맞추는 게 맞습니다. 양쪽이 비슷하게 잘 보여야 입체시도 살아나고 좋은 눈의 피로도 줄어드니까요.
문제는 안경을 써도 좌안이 잘 안 올라가는 경우입니다. 50대시라는 점을 고려하면 백내장, 황반변성, 망막질환, 녹내장처럼 굴절교정으로 해결되지 않는 원인이 끼어 있을 가능성을 생각해야 합니다. 한쪽 눈 시력이 이 정도로 떨어져 있는데 그 이유를 모르고 계신 상황이라면, 안경 맞추는 일보다 원인 규명이 먼저입니다.
그래서 안과에서 굴절검사와 함께 산동 후 안저검사, 필요시 빛간섭단층촬영(OCT, optical coherence tomography)까지 받아보시길 권합니다. 거기서 교정으로 회복 가능한 부분인지, 아니면 다른 치료가 필요한 상태인지가 갈립니다.
부등시(짝눈)가 심할 때 양쪽 도수 차이를 안경으로 그대로 다 넣으면 좌우 상 크기가 너무 달라져서 오히려 어지럽고 적응이 안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럴 땐 콘택트렌즈가 상 크기 차이를 줄여줘서 더 나은 선택이 되기도 하니, 검사 결과를 보고 안과 선생님과 안경, 콘택트렌즈 중 어느 쪽이 맞을지 상의해보시면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