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분께서 많이 걱정되고 답답하실 것 같습니다. 현재 상황을 솔직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지금 아버지께서 보이시는 증상들, 즉 혼자 일어서지 못하는 심한 근력 저하, 기억력 감퇴, 정신이 온전하지 않은 상태는 간경화의 매우 중요한 합병증인 간성 뇌증(hepatic encephalopathy)을 강하게 시사합니다. 간성 뇌증은 손상된 간이 혈중 암모니아를 비롯한 독성 물질을 충분히 해독하지 못하면서 뇌 기능이 저하되는 상태로, 등급에 따라 가벼운 혼동에서 혼수까지 진행할 수 있습니다. 현재 설명하신 양상은 상당한 수준의 뇌증이 진행 중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상태에서 외래 경과 관찰만으로 버티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해 말씀드리면, 솔직히 현재 상태는 입원 평가가 필요한 수준으로 보입니다. 식사를 제대로 못 하고 체중이 빠지고 있다는 것은 영양 상태가 급격히 나빠지고 있다는 의미이며, 간경화 환자에서 영양 불량은 예후를 직접적으로 악화시킵니다. 또한 암모니아 수치 확인, 전해질 불균형 교정, 유발 원인 탐색(감염, 출혈, 약물 등) 등이 입원 환경에서 체계적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담당 의사가 "자기 담당이 아니다"라고 한 부분은, 아마 신경과적 증상에 대한 전문적 평가를 별도로 받아야 한다는 의미였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가족 입장에서 그 답변이 불충분하게 느껴지셨다면, 다음 주 진료 시 아래 내용을 명확히 질문하시기를 권해드립니다. 현재 간성 뇌증 가능성이 있는지, 암모니아 수치는 얼마인지, 입원 치료가 필요한 상태인지, 그리고 현재 복용 중인 약제가 뇌증 치료제(락툴로스, 리팍시민 등)를 포함하고 있는지입니다.
병원을 옮기는 것에 대해서는, 현재 다니시는 곳이 대형 병원이라면 의료 수준 자체의 문제보다는 소통과 케어 연속성의 문제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전원보다는 우선 같은 병원 내에서 입원 치료를 강하게 요청하시는 것이 현실적으로 더 빠른 해결책일 수 있습니다. 다음 외래 방문 시 현재 증상의 심각성을 구체적으로 전달하시고, 입원 필요성을 적극적으로 물어보시기 바랍니다. 만약 그래도 납득할 만한 답변을 얻지 못하신다면 그때 전원을 고려하셔도 늦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