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망 단위로 사놓고 반은 무르게 만들어본 경험이 몇 번 있어서 지금은 방법을 정착시켰어요. 핵심은 양파는 냉장고보다 서늘하고 건조하고 어두운 곳을 더 좋아한다는 점이에요.
껍질 있는 생양파는 비닐봉지에 넣어두면 안 됩니다. 습기가 차서 무르고 곰팡이가 피는 지름길이에요. 망이나 종이봉투, 아니면 양파망 그대로 통풍되는 서늘한 곳에 걸어두는 게 제일 오래 갑니다. 여름만 아니면 이렇게 한 달에서 두 달까지 멀쩡해요. 서로 닿아서 눌리면 그 자리부터 무르니까 좁은 통에 꾹꾹 담지 말고, 감자와는 따로 두세요. 감자에서 나오는 수분과 가스 때문에 둘 다 빨리 싹이 납니다. 사이사이 신문지를 끼워두면 습기를 잡아줘서 더 좋고요.
여름처럼 실내가 덥고 습하면 냉장 보관으로 넘어가세요. 이때도 껍질째 하나씩 신문지나 키친타월에 싸서 채소칸에 두면 삼 주 정도는 괜찮습니다. 껍질을 깐 양파는 밀폐용기에 담아 냉장하면 열흘 정도, 썰어둔 건 삼사일 안에 쓰는 게 맞아요.
냉동은 말씀대로 생으로 먹기엔 식감이 다 죽는데, 대신 볶음이나 국물용으로는 오히려 편해요. 저는 잘게 썰어서 한 번 쓸 양씩 지퍼백에 납작하게 얼려두고 볶음밥이나 카레에 얼린 채로 바로 넣습니다. 이렇게 나눠두면 한 바구니를 버리는 일은 거의 없어요. 싹이 난 양파도 싹만 떼면 먹는 데 문제없으니 버리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