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체기(luteal phase), 즉 배란 이후부터 월경 시작 직전까지의 약 2주 구간에서 수면이 흐트러지는 건 호르몬 변동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배란 후 프로게스테론이 올라가는데, 이 호르몬이 대사되는 과정에서 알로프레그나놀론(allopregnanolone)이라는 신경활성 스테로이드가 만들어집니다. 이 물질은 뇌의 GABA 수용체에 작용하는데, 문제는 사람마다 반응이 다르다는 겁니다. 어떤 분들은 오히려 수면 구조가 흐트러지고 렘수면(REM sleep) 비율이 늘면서 잠이 얕아지고 자꾸 깨는 경험을 합니다. 월경이 시작되면 프로게스테론과 알로프레그나놀론이 빠르게 떨어지고, 그러면서 수면이 다시 안정되는 겁니다. 말씀하신 패턴과 정확히 일치합니다.
여기에 체온 문제도 겹칩니다. 황체기에는 기초체온이 0.2에서 0.5도 정도 올라가 있는데, 수면은 체온이 내려가는 과정과 연동되어 시작됩니다. 체온이 높게 유지되면 잠들기가 더 어려워지고, 수면 중간에 깨기도 쉽습니다.
에스트로겐 수치도 이 시기에 변동이 있는데, 에스트로겐은 세로토닌 합성에 관여합니다. 세로토닌은 멜라토닌의 전구체이기도 하기 때문에, 에스트로겐이 흔들리면 멜라토닌 분비 리듬도 같이 흔들릴 수 있습니다.
완전히 없애기는 어렵지만 줄이는 방법은 있습니다. 황체기 2주 동안 카페인 섭취를 평소보다 더 일찍 끊으시고, 침실을 서늘하게 유지하거나 취침 전 미온수 샤워로 체온을 낮춰주는 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됩니다. 마그네슘(하루 300에서 400mg)은 황체기 수면과 PMS 전반에 걸쳐 근거가 있는 보충제입니다.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도 세로토닌 분비를 안정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합니다. 증상이 심해서 매달 일상에 지장을 준다면 산부인과에서 호르몬 주기 조절을 상담해보시는 것도 선택지입니다.